타이어 휠 클수록 연비 낮아져
일부 업체 소형 타이어로만 연비 측정
[ 김근희 기자 ] 타이어 휠의 크기에 따라 공인 연비가 다르게 측정되지만 일부 업체들은 이를 제대로 명시하지 않거나 소형 타이어로만 연비를 측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산차와 수입차 주요 모델의 복합 연비 수치가 휠 인치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신차를 구매할 때 연비 항목의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BMW코리아가 지난달 출시한 118d의 공인연비는 18.7㎞/ℓ다. BMW는 16인치 휠을 달고 연비를 검증받았다. 그러나 현재 BMW는 16인치 휠을 장착한 모델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 판매되고 있는 118d에는 17인치 휠이 달려있다.
통상적으로 타이어의 인치가 클수록 연비는 낮게 측정된다. 휠과 타이어가 커질수록 차량 무게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접지 면적이 넓어져 회전 저항이 커져 연비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BMW는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명시하지 않았다.
BMW관계자는 "곧 16인치 휠을 단 모델을 판매할 예정"이라며 "휠의 크기가 달라져도 연비 허용범위 오차인 5% 이내에 있기 때문에 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각 업체들마다 휠 크기에 따라 연비를 측정하기도 하고 한 종류의 휠만 선택하기도 한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휠의 크기마다 연비를 각각 측정한다. 현대차의 쏘나타 1.7 디젤 모델의 경우 16인치 휠이 장착된 차량의 연비는 16.8㎞/ℓ로 표기된다. 그러나 17인치 휠을 쓰면 복합 연비는 16.5㎞/ℓ, 18인치 휠은 16.0㎞/ℓ로 차이를 보인다. 각 모델별 연비 차는 ℓ당 0.8㎞(약 4.8%)까지 벌어진다. 기아차 신형 K5도 마찬가지.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의 경우는 가장 큰 휠로만 연비를 검증받는다. 수입차 업체들도 한 종류의 휠로만 검사받는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연비를 혼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유리한 연비 결과를 얻기 위해 소형 타이어로 검증을 받고 이를 광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역시 이러한 논란에 휩싸였다. 쏘나타 1.7디젤 모델의 광고에는 '16.8㎞/ℓ의 놀라운 연비'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16인치 기준으로 측정한 수치다. 현대차는 광고에 '16인치 복합연비 기준'이라는 설명을 넣었다. 하지만 광고 문구의 크기가 가로와 세로 0.5㎝인데 비해 해당 설명은 가로 0.15㎝, 세로 0.2㎝에 불과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다보니 설명이 상대적으로 작게 표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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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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