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내년 3월 미국 증시 상장

입력 2015-07-26 21:05
[ 김형호 기자 ]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내년 3월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고위 관계자는 26일 “내년 3월 상장을 위해 이번주 주관사 선정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주 국내외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고, 다음달 15일 이전에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자금 조달 규모에 대해 이 관계자는 “2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나스닥에서 바이오업체가 2조원대의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서 평가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고려하면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10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오업체와 한국 바이오시밀러업체의 시가총액 등과 비교한 것이다.

나스닥서 2조원 조달 목표…순항하는 삼성 바이오사업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예정했던 상장 시기를 3월로 구체화했다. 이때가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이 바이오사업에 뛰어든 뒤 자체 개발한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 처음으로 해외에서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 2~3월께 유럽의약품청(EMA)이 바이오시밀러 ‘SB4’ 판매 허가를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B4는 작년 전 세계에서 85억달러어치가 팔린 류머티즘 관절염 항체의약품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삼성은 지난 1월 유럽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삼성 관계자는 “EMA 허가가 나오기까지 보통 14개월가량이 걸린다”며 “내년 2월께 SB4에 대한 허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 허가가 미치는 긍정적 요인을 감안해 상장 시기를 결정했다는 얘기다.

나스닥 상장 계획이 구체화됨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됐던 ‘진짜 상장하느냐’는 의구심도 해소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계획은 지난 6월 말 공개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일 때였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견도 있었다. 삼성 관계자는 “합병과 별개로 추진되는 사안이었는 데 공교롭게 시기가 겹쳤다”고 설명했다.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 삼성의 바이오사업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전망이다. 2012년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뛰어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5개의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5개 동시 개발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실험이다. 삼성바이오는 도전 3년 만에 SB4를 비롯 ‘레미케이드’ ‘휴미라’ ‘란투스’ 등 4개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임상3상 시험(의약품 허가를 위한 대규?임상시험)까지 완료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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