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장으로 되살아난 골목시장] 평택 송북시장 속 '추억을 파는 5일장'…서울서도 찾아 손님 두 배로

입력 2015-07-24 21:51
수정 2015-07-26 15:18
골목시장 주말나들이 (5·끝) 평택 송북시장

상설시장에 서는 5일장 '매력'
신선한 농산물·육류 파격 할인
장날 손님만 지난해 30% 늘어

축산농가·도축장 인근에 있어
한우정육식당 거리 조성도


[ 강창동 기자 ]
경기 평택시 지산동에 사는 주부 이상아 씨(38)는 인근 송북시장에서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시장으로 발길을 향한다. 평택 인근에서 나는 채소와 방울토마토 등 싱싱한 농산물을 노점에서 싼값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노점에서 흥정하며 물건을 사는 재미뿐만 아니라 눈요깃거리도 많다. 5만원 이상 사면 5000원짜리 온누리상품권을 사은품으로 주는 것도 이 시장의 매력이다.

상설시장과 5일장의 투톱 시스템

평택 송북시장은 130여개 상설점포와 매달 4·9·14·19·24·29일 열리는 5일장이 혼재돼 있다. 5일장은 1996년부터 시작됐지만 대형마트에 밀려 매출 부진을 면치 幣杉? 이 시장의 매출과 방문객이 다시 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5일장을 무대로 한 판촉행사가 활발히 전개된 이후였다. 5일장이 서는 날 방문객은 2012년 1500여명에서 지난해 2000여명으로 30% 이상 늘었고, 상설점포들의 연간 총매출은 2012년 33억여원에서 50억여원으로 50% 이상 늘었다. 원철재 송북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장날이 되면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기고 싶어하는 손님들이 서울에서도 내려온다”며 “장날 방문객이 상설점포의 단골고객이 되기도 해 5일장은 송북시장 부활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5일장 때 판촉행사는 가격 할인과 추억만들기 행사 등으로 다양하다. 손님에게 무료로 캐리커처를 그려주거나 즉석 포토 이벤트를 통해 머그컵에 사진을 새겨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송북시장에서의 추억을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다. 5만원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는 5000원짜리 온누리상품권을 사은품으로 준다. 김서현 상인회 사무장은 “장날이면 최소 2000명 이상 방문하는데 이는 평일의 2배를 넘는다”며 “지역 주민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공동구매하는 이벤트나 전국 지역별 요리경연대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5일장이 번성한 또 다른 이유는 이곳에서 물건을 파는 노점상들의 단합이다. 김 사무장은 “5일장에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상인들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싸게 책정해 팔면서 대형마트나 다른 시장에서 쇼핑했던 소비자들이 5일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상설시장의 경쟁력

상설시장의 가격경쟁력도 만만찮다. 1950년대 도매시장으로 출발해 지금도 도소매 겸영 시장으로 운영된다. 송북시장은 1950년대 후반 이 지역에 미군기지가 생기면서 평택시 인근 농촌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농민이 직접 가지고 나와 판매하는 상설도매시장으로 시작했다. 송북시장의 옛 이름이 ‘아침시장’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1980년대에 소매를 병행하면서 지금도 대부분 청과가게는 도소매 영업을 겸하고 있다. 전창기 상인회 총무(성환장터국밥 대표)는 “아침시장 시절에는 가락시장과 같은 대형 도매시장이 생기기 전이라 생산자들이 직접 수확한 농산물을 새벽부터 시장에 갖다놓으면 동네 소매상이 몰려와 물건을 떼어가곤 했다”고 설명했다.

평택 일대에 농축산물 생산 및 유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것도 송북시장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나 돼지를 키우는 농가가 많고, 도축장이 인근에 있어 신선한 고기를 송북시장 내 7개 정육점이 공급받을 수 있다. 원 회장은 “고기를 먹을 때 필수 식품인 쌈채소의 품질이 가장 좋은 곳도 평택”이라며 “신선식품을 저장할 수 있는 냉장·냉동창고를 보유한다면 소비자에게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정부와 지자체에 관련 예산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우특화거리로 승부수

상인회는 시장 내 7개 정육점과 일반 식당 5곳을 대상으로 체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다가 식당에서 구워 먹는 방식이다.

김진수 상인회 부회장은 “시장에서 1.5㎞ 떨어진 고덕신도시에 내년 말까지 6만명의 인구가 새로 들어오고 미군 가족도 6만명으로 늘어날 예정이어서 시장 안에 이들의 외식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한우특화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철재 회장은 “한우특화거리에서 4인 가족이 4만원으로 1등급 한우 600g과 술, 채소를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지금은 정육점이 흩어져 있지만 오는 10월 아케이드 공사가 완료돼 정육점이 밀집된 한우특화거리가 조성되면 송북시장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선식품 저장창고를 보유하면 산지 직거래와 숙성 판매가 가능해져 일반 고깃집들이 따라오기 힘든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평택=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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