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저렴하고 성인 될 때까지 보장…담보 개수 많고 평생 든든
설계사, 수수료 수입 많은 100세 상품 가입 유도
'쏠림 현상' 심각
삼성화재, 30세 상품 주력…"부담 낮추고 핵심 보장"
[ 류시훈 기자 ]
출산을 앞둔 김세나 씨(29)는 곧 태어날 아들을 위해 자녀보험(어린이보험)에 가입하려다 고민에 빠졌다. 만기(보험기간)가 100세인 상품과 10~30세인 상품 가운데 어느 것을 택할지가 문제였다.
평소 아는 설계사는 100세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권했다. 100여개에 달하는 보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10만원에 가까운 보험료가 부담이었다. 김씨는 결국 월 보험료가 약 5만원인 30세 만기 상품에 가입했다. 그는 “아이가 30세 될 때까지 각종 위험을 보장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보험의 만기를 어떻게 정할지 한 번쯤 고민하게 된다. “보험료가 비싸더라도 자식이 평생 보장받는 상품을 들어주자”는 게 상당수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만 보장받는 보험에 가입하고 그 다음엔 자녀가 알아서 다른 보험에 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
주요 보험사는 자녀보험 상품을 100세 만기 또는 10~30세 만기로 판매한다. 보장 담보의 수와 납입 기간, 보험기간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다. 자녀보험 시장의 강자인 현대해상이 판매 중인 ‘굿앤굿어린이 CI보험’은 10, 15, 18, 20, 24, 27, 30세 등으로 만기가 세분화돼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만기가 끝나면 100세까지 전환할 수 있고 아예 처음부터 100세 만기로 가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양하게 만기를 선택할 수 있는데도 실제로는 쏠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보험 판매자의 개입이 없으면 100세 만기와 30세 만기 상품의 선호도는 5 대 5였다. 하지만 최근 계약이 체결된 자녀보험의 약 90%는 100세 만기 상품이 차지했다.
자녀보험을 판매하는 설계사와 대리점(GA)들이 더 많은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는 100세 만기 상품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자식에게 오랜 기간, 많은 보장을 해주려는 부모의 심리를 파고든 결과다.
이 같은 판매 관행에 최근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손해보헙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30세 만기 자녀보험 상품 판매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비싼 보험료, 지나치게 세분화한 담보 수 경쟁, 높은 수수료 등의 문제를 낳은 100세 만기 중심의 자녀보험 시장 판도를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핵심 보장을 강화한 30세 만기 상품으로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5월 ‘NEW엄마맘에쏙드는’ 자녀보험을 출시하고 30세 만기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보장 담보 수를 83개로 줄였지만 암 진단비 최고 1억원, 중대한 뇌졸중 및 뇌출혈 최대 6000만원, 중대 화상 최대 4000만원까지 핵심 보장을 늘렸다.
질병장애생활자금, 뇌성마비 및 다운증후군 양육자금 등 기존 담보에 더해 업계 최초로 임신·출산 관련 질환의 실손입원 의료비를 보장한 상품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아이들은 성인보다 자주 아프고 다치므로 성인이 될 때까지 꼭 필요한 보장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어린이보험 취지에 맞춰 보장하면서도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30세 만기 상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품은 지금까지 3만1200여건의 신계약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자녀보험 시장 신규 가입 규모는 93만건에 달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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