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on 2680억弗 > 2335억弗 Walmart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아마존, 시간외거래 급등
베저스, 하루 새 70억弗 벌어
미국 오프라인 매장
올해 6000곳 문 닫아
'클릭 쇼핑' 갈수록 대세
[ 이심기 기자 ]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이 50여년 전통의 ‘유통 거인’ 월마트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23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주가는 17% 폭등하며 시가총액으로 월마트를 제치고 유통업체 1위에 올라섰다.
실적발표 후 시가총액 300억달러 급증
아마존은 이날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급증한 232억달러(약 27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투자분석가들의 예상치인 224억달러를 뛰어넘었다. 순이익은 9200만달러, 주당 19센트로 지난해 1억2600만달러 적자에서 벗어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뒤집었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장중 부진한 실적 전망에 1.2% 하락한 482달러로 밀렸다. 하지만 장 마감 후 실적이 발표되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불과 30분 만에 17.3% 급등하며 565달러까지 치솟았다. 덕분에 시가총액은 약 300억달러 증가한 2680억달러로 불어나 이날 주가가 1%가량 하락한 월마트(2335억달러)를 단숨에 추월했다.
아마존의 실적 호조는 북미 시장의 매출 증가와 클라우드 사업의 수익개선이 이끌었다.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 웹 서비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다섯 배인 3억9100만달러에 달했다. 북미시장 매출은 25% 증가한 138억달러를 올렸고 영업이익도 7억달러로 지난해의 두 배에 달했다. 주가 급등으로 창업자인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사진)의 재산도 하루 만에 70억달러가 불어났다.
1994년 설립해 올해로 창립 21주년을 맞는 아마존은 초기에는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뒤 전자제품과 가정용품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공격적인 투자를 벌여왔다. 월마트는 1999년 자체 온라인 판매를 위한 웹사이트를 출범한 뒤 베저스에게 아마존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를 단번에 거절했고, 16년 만에 아마존을 월마트를 능가하는 회사로 키워냈다.
블룸버그통신은 베저스가 그동안 수익보다는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성장에만 집중했지만 이날 비용지출을 줄이면 언제든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에게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美 소비자들 쇼핑 패턴, 온라인으로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쿼츠는 아마존이 월마트를 제친 것은 온라인 소비가 향후 수십년간 미국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매판매 중 온라인 비중은 7%에 불과하지만, 그만큼 성장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실제 매출 기준으로 세계 최대 회사인 월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4860억달러로 아마존의 890억달러보다 5.5배 많다. 직원 숫자도 22만명으로 전 세계 민간기업 중 가장 많은 인원을 고용하고 있다.
외신들은 외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시가총액이 월마트를 넘어선 것은 미국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넘어왔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결과 미국 내 오프라인 매장 수는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줄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의 백화점과 전자, 식품, 의류, 스포츠용품 등 대형 판매점의 지점 감소 숫자는 6000여개에 달한다.
지난 4월 전자제품 양판점인 라디오섀크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미국 전역의 1784개 점포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한때 1만6000여개의 슈퍼마켓 매장을 운영했던 유통업체 A&P도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올해 대형 백화점 시어스와 할인점 타깃이 각각 77개와 133개의 매장을 줄이기로 했다. 초저가 할인점인 달러트리와 패밀리 달러도 합병을 통해 매장 340개를 폐쇄하기로 했다. 문구용품 전문점 스테이플스와 사무용품 전문점 오피스디포가 합병하면서 각각 55개와 400개의 점포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최대 약국체인인 월그린(200개)과 서점체인인 반스앤드노블(223개)도 점포 축소와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하는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