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얘기 나눴나
정몽구 회장 "1900억 펀드로 창업 지원"
구본무 회장 "지역기업 성장 전사적 후원"
이재용 부회장 "스마트 팩토리 전국 확산"
신동빈 회장 "발굴된 제품 판로개척 노력"
손경식 회장 "고양 K컬처밸리 내년 착공"
황창규 회장 "입주기업 해외진출 도울 것"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24일 만남에서 박 대통령이 가장 강조한 메시지는 ‘일자리 창출’이었다. 박 대통령은 3시간에 걸친 간담회와 오찬에서 전국 17개 광역 시·도에 세운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과를 위해 대기업들이 적극 뛰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 성과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재계 총수들은 “혁신센터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정부에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창조경제는 전인미답의 목표”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줄곧 “혁신센터가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핵심 역할을 해야 한 ?rdquo;고 강조하며 혁신센터 성공을 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역할해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도약이냐, 가라앉느냐의 기로에 선 우리나라에 창조경제는 해낼 수 있고, 반드시 해내야 하는 목표”라며 “세계와의 경쟁에서 우리가 살아남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창조경제로의 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선진국도 달성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목표인 창조경제는 민간과 정부가 역량을 결집해 만든 혁신센터를 통해 꼭 달성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대기업별로 전담한 전국 혁신센터를 일일이 거명하면서 격려와 당부를 해 참석한 기업인들로선 상당한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로 열린 오찬에서도 혁신센터 성공사례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하반기 국정과제인 4대 부문(공공·노동·교육·금융) 구조개혁을 위한 정부 노력을 강조하며 기업들도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 임금피크제 도입을 대기업 중심으로 적극 확산해 달라는 부탁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남에서 관심이 쏠렸던 기업인 사면과 관련한 대화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한 대기업 인사는 “간담회는 물론 오찬장에서도 기업인 사면 얘기가 나올 분위기가 아니었고, 그런 건의를 한 기업인도 없었다”고 했다.
○“창조경제 성공 위해 뛰겠다”
재계 총수들은 각각 전담하는 지역 혁신센터 발전 방향을 소개하며 창조경제 성공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광주혁신센터를 통해 19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20여개의 벤처 창업을 일으키고 스마트 공장 40개를 구축했다”며 “전통시장 리모델링 등의 성과를 내는 데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충북혁신센터의 성공사례를 소개한 뒤 “K뷰티와 바이오, 친환경에너지 등 분야의 창업과 지역 기업 성장을 위해 그룹 차원의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대구와 경북혁신센터를 방문한 얘기를 전하며 “창업에 대해 절실한 필요성을 느꼈다”며 “국민과 기업인의 한 명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창조경제 성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북혁신센터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 팩토리’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등 성과 창출을 위해 애쓰겠다”고 말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최근 벤처창업 공모전에서 포항혁신센터가 지원한 기술들이 높게 평가받은 사례를 소개하며 “포항센터를 세우지 않았다면 유망 기술들이 연구소 책상에서 없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황창규 KT 회장은 “전국 혁신센터 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방한한 후안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이 박 대통령의 권유로 부산혁신센터를 방문해 면담한 사실을 전하면서 “전국 혁신센터에서 발굴된 제품들의 유통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유망 창업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CJ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경기 고양시 융복합 테마파크인 K컬처밸리를 내년 2월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찬에서 일부 대기업 총수는 “경제 살리기를 위해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핵심 규제를 풀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