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밖 '쌍둥이 지구' 찾았다

입력 2015-07-24 21:19
NASA '케플러-452b' 발견

지구에서 1400광년 거리 태양계 시스템과 비슷
생명체 존재 가능성 높아

지구 크기의 1.6배·나이 60억년…항성 도는 공전 주기 385일
"지구보다 나이 많고 큰 사촌형"


[ 임근호 기자 ]
‘제2의 지구’라 부를 만한 행성이 지구에서 1400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지름은 지구의 약 1.6배다. 항성(태양처럼 빛을 내는 별)을 한 바퀴 도는 공전주기는 385일이다. 물이나 땅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지구와 여러모로 조건이 비슷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ASA “지구 2.0 유력후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북쪽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백조자리 근처에서 지구와 닮은 케플러-452b 행성을 찾았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같이 발견된 항성 케플러-452 주위를 돌고 있다. 존 그런스펠드 나사 부국장은 “쉽게 말해 지구와 가장 비슷한 쌍둥이 지구를 발견한 것”이라며 “지구 2.0(제2의 지구)의 유력 후보가 될 만하다”고 말했다.

항성인 케플러-452도 태양과 닮았다. 태양처럼 노란색 빛을 띠는 G형 항성으로 분류된다. 푸른색과 하얀색 별은 너무 뜨겁고, 붉은색 별은 너무 차다. 그 중간인 노란색 별(G형)과 오렌지색 별(K형)이 그 주변 행성에 생명체를 탄생시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 2.0 후보인 케플러-452b는 케플러-452 주위를 1억5700여만㎞ 떨어진 거리에서 공전한다. 둘 사이 거리는 태양과 지구의 거리보다 5% 정도만 길다. 케플러-452b의 공전주기는 지구의 공전주기 365일과 비슷한 385일이다. 항성에서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아 생명체 거주 가능성이 높은 ‘골디락스 영역’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성의 나이는 약 60억년으로 지구(45억년)보다 15억년 더 오래됐다.


◆“지구 진화 밝힐 기회”

케플러 망원경의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NASA 에임스연구소의 존 젠킨스 연구원은 “케플러-452b는 지구보다 나이가 많고 몸집이 큰 사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지난 60억년 사이에 이 행성에 생명이 존재하는 데 필요한 성분과 조건이 모두 갖춰진 시기가 있었다면 생명체가 탄생할 상당한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견은 NASA의 케플러 망원경을 통해 이뤄졌다. 외계 행성을 찾는 ‘케플러 계획’을 위해 2009년 3월 케플러 망원경이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되면서 지구 밖에 설치됐다. NASA는 이날 케플러 망원경으로 관측한 외계 행성 후보가 4696개라고 밝혔다. 행성 후보는 추가 관측과 분석 등을 거쳐 정식 행정으로 인정받게 된다. 지금까지 확인된 외계 행성은 1030개다.

케플러-452와 케플러-452b처럼 태양계와 비슷한 항성과 행성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도 과학자들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을 발견해 발표했지만 추가 관측 결과 모두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젠킨스 연구원은 “케플러-452b는 지구가 진화하는 환경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기회도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