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젊음이여! 속도가 아닌 방향을 보라

입력 2015-07-24 20:42
수정 2015-07-26 20:07
"'3포세대'라 자조하는 고단한 청춘
진정 가고 싶은 길 찾아 진력할 때
인생의 주인공 돼 행복의 문 열 것"

최진환 < ADT캡스 대표 >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 청춘들은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다. 연애, 결혼, 출산 모두가 힘들다는 ‘3포세대’라는 안타깝지만 자조적인 표현이 일반화된 지도 오래다.

얼마 전 한 방송에 출연한 소설가가 했던 말은 요즘 젊은이들이 당면한 현실을 대변해 화제가 됐다. 군부대에서 강연하는데 “스펙은 변변치 않고 학벌도 내세울 게 없는데 어떻게 하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란 한 병사의 질문을 받고는 “힘들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답했다고 한다. 그는 어려운 현실에서 자신을 지켜낼 부단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겠지만, 누리꾼의 반응은 놀라웠다. ‘스펙을 더 쌓으러 가야겠다’ 혹은 ‘스펙 없이는 성공이 어렵다’는, 조급함과 포기의 결론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교육기회의 확대와 더불어 새로운 사회 구성원들의 역량 향상, 그 보상에 대한 기대수준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반면, 이를 받아줄 기회는 제한돼 있고 경제 성장률 둔화에 따라 오히려 줄어드는 특성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 결국 남들보다 빨리 가려 하고, 그렇지 못하면 쉽게 포기하고 마는 모습들을 많이 보곤 한다. 부정적인 의미로 표현되는 ‘스펙 쌓기’ 또한 경쟁에서 앞서 가기 위한 자기계발의 이면이기도 하다.

신입사원 모집만 보더라도 필자 세대가 사회진출을 할 때와는 비교도 하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스펙을 가진 지원자가 많다. 고학력은 물론, 각종 공모전 수상경력부터 해외연수, 다수의 인턴 경험까지 참으로 풍부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막상 기업이 원하는 인재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허다하다. 혹 스펙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도움을 줬다 하더라도, 입사 후에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전혀 다른 것이다. 가장 단순한 기준은 성과일 텐데, 그 성과는 책임감과 일에 대한 호기심,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자세, 팀워크를 뒷받침하는 타인에 대한 배려능력 등에 좌우되는 것 같다.

그런데 한 발짝 더 물러서서 정말 궁금한 것은, 우리의 후배들이 정말 불행한가 또는 앞으로 내내 불행할 것인가다. 누구나 매 순간 포기하며 살아간다. 우선순위로 정해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덜 중요한 일을 포기해야 한다. 준비하고 있는 시험을 위해서라면 여름휴가를 포기해야 하고, 회사에 일찍 출근하기 위해서는 아침잠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긴 인생에서 꿈과 희망, 정확하게는 이에 대한 고민과 노력까지 포기의 대상으로 삼지는 말아야 한다.

인생의 목적에 대한 물음에, 대부분은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본인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어떤 삶을 살아야 행복한지라는 근본적 물음을 점차 외면하는 것 객? 내가 갖지 못해 괴로운 그것들이 진정 내가 원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다 하기 때문에 가지려 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해 봤으면 한다.

괴테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했다. 기본으로 돌아가 내 삶의 목적과 방향을 다시 생각해보자. 내가 가고 싶은 길, 그 목적이 남들과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 목적에서부터 시작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하고, 필요하면 다시 움직여야 할 때다.

이제는 ‘100세 시대’를 지나 ‘120세 시대’라고 한다. 이렇게나 인생이 길어졌다. 지금 당장 힘들고 때론 실패하고 그래서 가슴 아프다 하더라도, 나의 방향만 잃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 길을 가게 될 것이고 그 길 위에서 행복할 것이다. 그 길을 찾고자 하는 약간의 여유와 담대한 용기를 가질 때 우리는 진짜 청춘이고, 그 길 위에서 어느 누구보다 더 최선을 다하는 진지함과 부지런함이 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

최진환 < ADT캡스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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