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休테크] 늪…갯벌…숲…살아있는 지구를 만지다

입력 2015-07-24 07:00
여름에 떠나는 푸른 생태여행


[ 김명상 기자 ]
맨발로 흙을 밟아본 것이 대체 언제였을까. 빌딩 숲에 둘러싸여 매일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겐 어린 시절 집 근처에서 개구리를 잡던 시절은 아득히 먼 옛날 이야기 같다. 불타는 듯한 여름, 황폐한 삶에 푸른 자연을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늪, 갯벌, 숲, 만(灣) 등 지구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곳을 찾아 떠나자. 삭막한 일상을 적셔줄 오아시스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늪에 펼쳐지는 ‘물 위의 초원’

1억년 전 태고의 생태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경남 창녕 우포늪은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15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천국이다. 우포늪은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 네 개의 늪을 모두 아우르는 명칭이다.

우포늪은 여름에 가장 풍성해진다. 멸종 위기종인 가시연을 비롯해 마름, 자라풀, 개구리밥 등이 녹색의 융단을 깔듯 늪을 뒤덮는다. 해오라기, 백로, 쇠물닭 등 철새들도 날아든다.

하루에도 시시각각 다른 풍경으로 변한다는 것이 우榻价?매력이다. 늪의 풍경이 주는 감동은 이른 아침 최고조에 달한다. 늪 곳곳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 사이로 물새가 날아오르고 사공이 노를 젓는 장대거룻배가 오간다. 가장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다.

우포늪을 탐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걷는 것이다. 목포제방, 주매제방을 넘어 목포, 우포, 사지포 일대를 걸어서 둘러보면 좋다. 신록이 깃든 경치는 웬만한 걷기 여행 코스 못지않은 충만감을 선사한다. 우포늪 안내소(www.upo.or.kr) (055)530-1559

천일염 갯벌과 함께하는 느린 휴식

전남 신안의 증도는 담양, 완도와 함께 지정된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slowcity)다. 증도의 가장 큰 볼거리는 국내 단일 염전 중 가장 규모가 큰 태평염전이다. 동서를 가로지르는 3㎞ 길이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27개의 소금창고가 도열한 풍경은 오직 증도에서만 만날 수 있다. 새벽녘이나 해질녘에 특히 장관이다.

증도에는 백사장 길이가 4㎞가 넘는 우전해수욕장이 있다. 모래가 곱고 부드러운 데다 폭이 100m로 넓고 수심도 완만해 가족과 함께 물놀이하기 좋다. 우전해수욕장 북쪽 끝에는 갯벌이 있다.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이다. 갯벌에는 ‘짱뚱어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 아래 짱뚱어가 많이 살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철제 구조에 널판을 댄 모양으로 바닷물이 들어올 때는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 든다. 물이 빠지면 짱뚱어, 갯지렁이, 칠게, 농게, 맛조개 등을 猾浩?수 있는 명소로 바뀐다. 다리를 배경으로 바라보는 일몰은 방문객의 가슴을 낭만으로 물들인다. 증도면사무소 (061)240-8602

기차 타고 제주 곶자왈 탐방을

곶자왈은 ‘돌 위에 형성된 숲’을 의미한다. ‘곶’은 숲, ‘자왈’은 암석들과 가시덤불 등이 뒤엉켜 있는 모습을 의미하는 제주도 방언이다. 제주 곳곳에 곶자왈 형태의 숲이 있다.

에코랜드(ecolandjeju.co.kr)는 곶자왈의 생태를 기차를 타고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든 최초의 테마파크다. 내부에는 중앙역을 비롯해 에코브리지역, 레이크사이드역, 피크닉가든역, 라벤더그린티&로즈가든역 등 5개소가 있다. 중앙역을 출발한 기차는 중간중간 간이역에 멈춘다. 승객은 그때마다 내려서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 1800년대 증기기관차를 모델로 만든 기차는 7~12분 간격으로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 속을 돈다.

에코랜드는 곶자왈의 탄생과정과 식생 등 숲에 관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인 곶자왈 숲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숲 해설사와 함께 화산송이로 전 구간이 포장된 에코로드를 걸으며 숲의 변화과정과 곶자왈의 지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마그마가 만든 화산송이를 밟으며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을 거닐 수 있는 것이 장점. 피크닉가든역에서 시작하며 오전 11시부터 두 시간 간격으로 하루 세 번 출발한다. (064)802-8000

갈대와 태양의 향연이 펼쳐지는 순천만

전남 순천만은 시간이 빚어낸 자연의 보고다.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순천만 갈대습지는 흑두루미를 비롯해 재두루미, 노란부리저어새 등 140여종의 철새들이 쉬어가는 곳이다.

순천만을 오가는 배들이 정박했던 대대포구를 중심으로 순천만 자연 생태공원이 있다. 대대포구에서 무진교를 건너면 갈대밭 탐방이 시작된다. 갈대밭 사이로 난 하트 모양의 나무길은 연인들의 필수 코스. 걷는 동안 나룻배와 초가지붕을 얹은 정자 등이 낭만적인 정취를 더한다.

순천만의 낙조는 국내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10대 낙조 중 하나다.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순천만의 S자 물길과 굽이치는 물결 위로 번지는 낙조는 장엄하다. 야생의 갈대군락과 순천만의 속살을 보고 싶다면 순천만 앞바다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생태체험선을 타도 좋다.

지난 4월부터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공원입장 사전예약제’를 시행하며 하루 방문 인원을 1만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홈페이지(suncheonbay.go.kr)에서 방문 하루 전까지 예약해야 한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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