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천종윤 씨젠 대표 "하반기 매출, 괄목할 만한 증가세 보일 것"

입력 2015-07-23 09:10
수정 2015-07-23 09:48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기술력이 경쟁사보다 앞선 상황이지만,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라고요. 그리고 지난해 이상적으로 추구해오던 분자진단 기술을 완성했습니다. 이제는 적극적인 영업에 나설 때입니다. 올 하반기부터 매출이 괄목할 만하게 올라갈 것입니다."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씨젠 본사에서 만난 천종윤(59·사진) 대표는 올해부터 씨젠의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분자진단 최선도 기술 완성, 무상장비 프로그램 도입 등으로 최상의 영업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분자진단은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분자 수준의 변화를 수치화해, 질환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씨젠은 분자진단에 사용되는 시약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 글로벌 공급계약 잇달아…연내 1~2개 추가 계약 기대

올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천종윤 대표는 한 참가자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다.

"씨젠의 기술은 정말 좋다. 그런데 매출은 왜 그만큼 성장하지 않느냐?"

이에 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분자진단 기술 플랫폼이 2,3년 간격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는 관련 기술의 시약을 팔아야 하는데, 기술 플랫폼이 너무 빨리 바뀌다보니 적극적인 영업을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이 완성됐다. 올해부터 매출이 치고나가는 것을 봐 달라."

씨젠은 지난해 실시간 유전자 증폭(Real-time PCR) 신기술인 'MuDT(Multiple Detection
Temperatures)'를 발표했다. 이 기술은 기존 Real-time PCR 장비를 활용하면서도, 예전보다 많은 유전자에 대한 동시 다중 진단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Real-time PCR 장비를 이용해 4개 유전자를 진단했지만, MuDT는 최대 8~12개 유전자를 진단할 수 있다.

천 대표는 "분자진단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상용화까지 5년 정도가 걸린다"며 "MuDT도 최소 5년내 따라오는 회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씨젠의 기술력은 글로벌 회사들과의 공급계약을 이끌어내고 있다. 씨젠은 지난해 11월 세계 체외진단 시장 5위(매출 기준) 기업인 베크만쿨터와 글로벌 ODM(제조자개발생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9일에는 분자진단 시장 세계 4위 업체인 퀴아젠과 ODM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씨젠은 양사의 장비에 맞는 시약을 개발해 베크만쿨터는 내년 하반기부터, 퀴아젠은 2017년부터 제품공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 대표는 "앞선 계약들 외에도 올해 1~2개 정도의 추가 ODM 공급계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분자진단의 비용을 줄이려면 실시간 동시 다중 기술이 필수인데, MuDT가 최상의 기술이라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의 시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도 ODM 공급계약건이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 "올해부터 장비 무상 보급…경쟁력 배가될 것"

그동안 씨젠의 적극적인 영업을 방해했던 다른 요인은 분자진단 장비 관련 매출채권이었다. 로슈나 애보트 등 글로벌 분자진단 기업들은 시약 판매를 위해 우선 장비를 무상으로 보급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없는 씨젠은 장비를 대리점에 팔 수밖에 없었다.

천 대표는 "씨젠의 시약은 경쟁사 대비 최소 2배 이상 싸다"며 "그러나 시약에 장비 관련 비용을 얹어서 팔아야 해 그동안 가격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씨젠은 대리점에 장비를 판 뒤, 시약에 장비 가격을 일정부분 부과해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장비대금은 매출채권으로 잡히고 씨젠은 관련 매출채권을 대리점으로부터 3~5년에 걸쳐 받고 있는 것이다.

"MuDT를 개발하고, 올 초부터 다른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무상장비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씨젠 시약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된 거죠. 무상 보급한 장비는 자산으로 잡히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자금 압박도 없습니다."

무상장비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대리점에서 공급물량을 2,3배 늘려달라는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씨젠은 또 주요 전략 지역에는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동에, 올 3월에는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세웠다. 미국은 특히 세계 분자진단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요충지로, 미국 법인은 나스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MuDT 기술 기반의 신제품들이 속속 각국의 판매허가를 받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천 대표는 "Real-time PCR 기술은 이제 완성했다고 본다"며 "Real-time PCR은 영업에 집중하고, 앞으로는 분자진단 기반의 POCT(현장진단의료기기·Point of Care Testing)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POCT도 독보적인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주요 사업군으로 만들 생각이다. 천 대표는 관련 기반 기술은 이미 확보했다고 귀띔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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