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정보화 기기를 통한 인터넷 접속이 단절되면 불안한 상태가 되는 것은 이미 이십년째 겪어온 현대인들의 특징이다. 가정 내의 인터넷망과 PC가 보편화되던 시점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접속 기기가 바뀌면서 이러한 증세는 더욱 더 심화되고 있다. 친구와 대화 중에 조그마한 궁금증도 가슴에 담아두질 못하고 바로 스마트폰으로 찾아봐야 직성이 풀린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 즉 SNS가 일반화하면서 이러한 증세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되었다. 모바일 SNS를 통해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 그리고 나에 대한 타인의 관심의 끈을 잠시라도 놓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모포비아(Nomophobia)는 이러한 현대인들의 불안감을 나타낸 신조어다. No mobile-phone phobia의 약자인 이 말은 휴대폰이 없을 때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증상이다.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들도 이와 같은 잠재 고객들의 변화된 동향에 호응하며 저마다 모바일에 대한 전략적인 대응을 고심해가고 있다.
'모바일 퍼스트'라는 전략적 어휘가 채택되더니, 그에 한발 더 나가서 이제는 아예 '모바일 온리(Mobile only)'가 기업 전략의 핵심 키워드가 돼가고 있다.
모바일 온리라는 어휘는 지난해 11월, 타이완에서 열린 '모바일퍼스트월드' 컨퍼런스에서 구글(Google)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처음 언급한 말이다. '앞으로는 업무와 생활 전반에 걸쳐 모든 정보화기기를 통한 처리를 모바일로만 하게 되는 시대가 온다'라는 것이 그가 발표한 핵심 취지였다.
구글은 실제로 인터넷 검색의 사용자 트래픽 면에서 모바일이 PC를 추월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변화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전략 대응을 서둘러 왔다. 최근 모바일 화면에 최적화하지 않은 사이트를 구글 검색 순위에서 빼거나 낮은 랭킹으로 조절하는 정책을 강행한 바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기업에서는 PC가 업무의 중심이다. 모바일은 그저 보조 수단 정도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업무 환경도 결국 모바일 온리의 조류를 거스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비해 모바일이라는 영역이 더 확장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비해 대형 화면을 가지고 인터넷망에 연결되는 태블릿이 빠른 속도로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폰의 화면도 점차 커지며서 폰과 태블릿의 중간인 패블릿(phablet)이라는 새로운 분류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하드나 SSD처럼 로컬 저장 영역이 업무의 중심 스토리지를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기업에도 점차 확대되고 獵?
심지어 데이타와 문서뿐만 아니라 사무용 어플리케이션까지도 더 이상 개인 용 정보화 기기에 인스톨을 해서 사용하는 대신 클라우드 기반의 SaaS를 사용하는 것 또한 일반화되는 추세다.
최근 인도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Flipkart)의 경우에는 아예 올해 말부터는 운영 중인 PC 접속용 웹사이트를 폐쇄하겠다고 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업체는 PC에서의 접속을 없애고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서비스 운영을 하겠다는 다소 과격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도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이 업체가 택한 다소 과격한 '모바일 온리' 정책 변화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우려를 얻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인도에 진출한 미국의 아마존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플립카드로서는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을 만큼 긴박하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업은 이미 모바일을 강화하면서 70~75% 비율의 트래픽이 모바일 앱을 통해 얻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실을 감안하면 아주 무리가 따르는 변화라고 볼 수만은 없다.
수십년 동안의 정보화 기기와 이에 따른 사용 환경의 변화를 반추해 보면, '설마'하고 주저한 기업들이 변화에 대응을 못하고 쓰러져 갔던 사실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반대로 변화를 수용하고 적절한 대응 전략을 내어 놓았던 기업들이 그 파고를 잘 넘어 놀랄만한 성과를 이뤄낸 성공 스토리도 여럿 떠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들도 변화의 시점에는 예외 없이 시기상조라는 우려를 받았다. 이를 넘어선 결정의 연속으로 아슬아슬하게 적응과 성장을 해 올 수 있었다는 점을 돌아볼 수 있다. 모바일에 대한 전략적 대응과 사업 전개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영속성을 담보하는 필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바일 온리'로 가고있는 변화의 시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제 선택은 모바일 환경에 제대로 대응을 할 것이냐 도태될 것이냐의 단 두가지만 남아 있는 듯하다.
최종신 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 choigoda@naver.com
■ 최종신 본부장은?
(주)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2014)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 대표이사 (2004~2012)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마이크로소프트 Xbox)
삼성물산 해외사업팀, 신규사업기획팀 외
문화관광부 발간 게임백서 집필위원(2010~ 2013)
문화융성위원회 콘텐츠 진흥 전략 추진단(2013~)</p>
정리=박명기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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