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2015 상반기 수요예측]⑤한진그룹, 수요 예측 ‘전패’… 경쟁률 10대 그룹 중 꼴찌

입력 2015-07-22 11:35
대한항공·한진해운·한진 3개社 3년간 10번 수요 예측 했지만 모두 실패
상반기 평균 수요 예측 경쟁률 0.33 대 1
“한진해운發 위기 해소돼야”
한화그룹은 평균 경쟁률 1.71 대 1 기록… 처음으로 1 대 1 넘어서


이 기사는 07월06일(11: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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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은 2012년 4월 회사채 수요 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작년까지 전체 46개 계열사 중 대한항공·한진해운·한진 등 3곳이 9차례에 걸쳐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대한항공이 여섯 번, 한진해운이 두 번, 한진이 한 번이다. 그러나 회사채 발행에 앞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수요 예측을 ‘성공’시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마켓인사이트 집계 결과를 보면, 이들 3사가 수요 예측을 할 때마다 평균 80%에 달하는 미(未)매각 회사채가 생겼다. 10대 그룹 중 단연 ‘최악’이다. 재작년의 경우 단 한 곳, 한진해운이 2176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 예측을 벌였으나 채권을 사겠다고 나선 투자자가 하나도 없었다. 그룹 평균 수요 예측 경쟁률은 2012년 0.32 대 1, 2014년 0.38 대 1이다.

이런 상황은 올해도 바뀐 게 없다. 한진은 지난 3월 중순 만기 2년짜리 400억원, 3년짜리 200억원 등 6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 예측을 했다. 금리를 당시 3년 만기 국채 금리(연 1.9%)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연 4.34%, 연 4.72%를 주겠다고 했지만, 발행 금액의 35%인 210억원어치를 못 팔았다. 한진그룹으로선 통산 열 번째 수요 예측 실패다. 10대 그룹 중에선 유일한 ‘전패 기록’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다른 10대 그룹과 달리 주력 계열사조차 신용등급이 낮다는 데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은 투자 적격 등급 10개 중 상위 일곱 번째인 ‘A-’, 한진해운은 그중 최하단인 ‘BBB-’다. 3곳 모두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달려 있어 조만간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등급이 한두 단계 떨어져도 여전히 ‘투자 적격 기업’에 남아 있을 수 있지만, 한진해운은 얘기가 다르다. 한 단계만 내려가도 회사채가 ‘정크 본드(junk bond·투기 등급 채권)’가 된다. 투자 위험도가 매우 높다.

그런 이유로 투자자를 찾기 어렵게 되자 한진해운은 2013년 산업은행과 채권 은행들이 신규 회사채 발행분의 80%를 사주는 식으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회사채 신속 인수제’를 신청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여기에 의존해 자금을 떪僿構?있다.

채권 투자자들은 한진해운의 위기가 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지분 33.23%(지난 3월 말 기준)를 갖고 있는 모회사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현금 부족으로 부채비율이 750%가 넘을 정도로 상황이 안 좋은데, 여러 차례 급전이 아쉬운 자회사에 돈을 대주면서 신용도를 더 깎아내렸다.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 평가사들은 “대한항공이 해운 업황의 회복이 불투명한 한진해운을 추가로 지원할 경우 신용등급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진에 대해서도 “한진해운 때문에 안 좋아진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가 앞으로 좋아질지가 신용등급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이달 1000억원 이상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위기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대한항공과 한진은 앞으로도 ‘신용 불안’ 문제에 시달리면서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진그룹처럼 계열사들이 수요 예측 때마다 죽을 쒔던 한화그룹은 올해는 상황이 달랐다. 한화케미칼(신용등급 A+), 한화건설(A-) 등 수차례 수요 예측 실패를 거듭해온 회사들이 성공하면서, 지난해까지 매년 1 대 1에도 못 미쳤던 그룹 평균 수요 예측 경쟁률이 상반기 1.71 대 1로 올라섰다. 특히 한화건설은 수요 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 6번째 도전 끝에 처음으로 수요 예측에 성공하는 개가를 올렸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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