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고객 증대 전담팀 신설
우리은행, 주거 밀집지역에 개인특화지점 개설
대기업 대출 부실 발생 땐 수천억 손실 위험 감수해야
소매금융, 이익 많고 안전
외환은행, 아파트 찾아가 영업…SC은행, 근로소득자 유치
[ 박한신 기자 ] 하나은행은 올해 초 직원을 평가하는 핵심성과지표(KPI)의 배점 기준을 확 바꿨다. 고객 수 증대와 결제성 계좌 확보 항목의 배점을 두 배 이상 늘렸다. 반면 기업금융 관련 항목 평가 비중은 크게 줄였다.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소매금융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다. 하나은행은 또 리테일사업본부장과 업무 역량이 뛰어난 부장급 간부들이 주축을 이룬 ‘고객증대-결제계좌’ 전담팀도 본점에 신설했다.
대기업 영업에 주력해온 외환은행도 최근 소매금융 비중을 늘리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기업금융만 전담하던 직원들까지 소매금융 영업에 투입하고 있다. 지점 직원들은 각 지역 아파트 단지를 날마다 찾아 주거래 고객을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는 아파트 관리비 계좌를 유치하고 있다.
○소매금융 치중하는 은행
소매금융 강화는 은행권의 전반 적인 추세다. 우리은행 ?최근 주거 밀집지역에 있는 영업점을 ‘개인고객특화지점’으로 바꾸기로 했다. 동시에 지점에서 먼 거리까지 나가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원거리 법인 대출을 금지해 기업대출 부문의 건전성 개선에 나섰다. 무리한 기업영업을 자제하고 개인영업에 치중하라는 이광구 행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박종복 행장 취임 이후 신규 개인고객을 유치하는 ‘퍼스널고객영업팀’과 근로소득자 급여를 유치하는 ‘EB(employee banking)고객영업팀’을 신설해 소매영업을 본격화했다. 국민·기업·신한·하나은행이 최근 연간 약 35만명의 군장병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나라사랑카드 입찰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도 소매금융 기반을 확보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은행들이 소매금융 확대에 치중하면서 신한·국민·우리·하나·외환 등 5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48조5458억원에서 지난 6월 말 355조9177억원으로 7조4000억원가량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역시 121조1696억원에서 130조2467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 잔액은 85조3153억원에서 82조9627억원으로 감소했다.
○“기업부실 땐 대규모 손실 우려”
은행들은 기업금융보다는 소매금융이 이익이 많이 나고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더 이상 대기업 영업으로 이익을 내는 시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우량 대기업은 은행 대출보다 직접금융을 선호하고, 대출금리도 낮게 받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또 대기업 대출은 한두 곳에서만 부실이 발생해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 毒弔?돈을 떼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하나·외환은행이 약 1조95억원, 국민 8967억원, 우리 5469억원, 신한 4087억원(이상 추정치)의 채권을 갖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리딩뱅크로 도약하고 국민은행이 한때 지배구조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전히 건재한 것은 소매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이라며 “개인 고객 수를 늘리는 게 하나·외환 통합은행의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덩어리가 큰 대기업 대출 부실은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지만 소매부문 부실은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은행들의 소매금융 치중 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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