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매각설 "종이매체 사양화 흐름"

입력 2015-07-21 15:52

(최진순의 넷 세상) 영국의 피어슨(Pearson Plc) 그룹이 파이낸셜타임스(FT) 매각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어슨은 파이낸셜타임스의 모기업으로 세계 1위 교육전문 출판기업입니다.

블룸버그는 20일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피어슨이 몇몇 사업자들로부터 파이낸셜타임스 인수 의사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독일 악셀 스프링어를 비롯 유럽, 중동, 아시아 쪽에서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는 정확히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시장에서는 인수금액이 10.3억 파운드(한화 약 1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피어슨그룹에서 교육사업을 주도해온 존 팰런(John Fallon)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미국시장에서 교재판매 부진, 대학입학 감소에 따라 교육사업 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매각과 관련 어떤 결론이 난 상태는 아닙니다. 그러나 3년 전인 2012년 존 팰런 CEO가 부임하던 시기에도 매각설이 돈 적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심상찮은 상태입니다. 일단 피어슨과 악셀 스프링어는 입장표명을 거부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파이낸셜타임스 매각설이 다시 터진 것만으로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127년 역사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디지털 혁신 부문에서도 혁혁한 성과를 낸 몇 안 되는 매체 중 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지난해 총 구독자수는 72만명으로 이중 무려 70%가 디지털 가입자입니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매각설은 2010년에도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피어슨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인수자를 찾는 것이다."라고 평가합니다. 강정수 소장은 "루퍼트 머독도 '타임즈'를 스핀오프 했다. 미국이나 영국에선 종이매체(신문과 잡지)산업의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전혀 다른 종류의 수익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한국언론 시장은 미국, 영국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주요 신문은 경영지표가 오히려 개선되기까지 했는데요. 강 연구원은 "국내 전통매체의 경영상황이 호전된 것은 실제 미디어 소비 패턴, 영향력을 감안하면 역설적인 상황이다. 매체산업의 실제 내용을 오판할 수 있다. 추세적으로는 구미 매체 시장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최근 일부 국내 종이신문은 디지털 부서의 인력을 크게 키우는 등 의지를 보였습니다만 정확한 검증도 없이 검색어 기사만 쓰고 있습니다. 20일 "그리스 조종사가 전투기를 몰고가 터키에서 현금을 인출했다."는 오보를 남발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아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한 그림을 갖지 않은 겁니다.

강정수 소장은 "종이매체의 영향력이 그나마 작동할 때까지 멀티미디어(동영상), 컨설팅, 이커머스 등 기존 흐름을 180도 바꾸는 '혁신'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적극적인 M&A, 전문가 영입 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요. 파이낸셜타임스 매각설은 한국매체 시장에 어떤 자극을 주게 될까요? (끝) / 디지털전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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