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정치권력 관심없다"…정치 개입설 일축

입력 2015-07-21 13:08
수정 2015-07-21 13:09
박지만 EG 회장이 21일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난 원래 정치권력에 관심이 없다. 심하게 말하면 냉소적이다"며 세간에 회자한 정치 개입설을 일축했다.

박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 심리로 이날 열린 재판에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53)이 박 회장에게 청와대 문건을 전달한 이유가 검찰의 주장처럼 박 회장을 이용해 정치적인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강하게 부인했다.

박 회장은 "그건 추측이겠지만 전혀 그런 것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조금 더 얘기해도 되냐"라며 추가적인 답변을 자청한 뒤 작심한 듯 "조 전 비서관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원래 정치권력이나 이런 것에 관심도 없다. 조 전 비서관도 그걸 잘 알고 있는 분이다. 나를 이용해 뭘 한다는것이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 회장은 처음 조 전 비서관을 만난 것이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선 캠프에서 자신에 대한 관리 업무를 맡았을 때부터이며 정권 출범 이후에도 조 전 비서관이 같은 업무를 해줄 것을 자신이 박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민정(수석실)에서 누구였는지는 기억 안 나는데, 새로 비서관이 업무를 맡아야 하니 보자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새 사람들한테 우리 이야기를 하고 그런 것이 부담되고 저만 아니라 집사람인 서향희 변호사까지 해야 하니 부담됐다"며 "거의 대통령과 통화가 없지만 그때 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유출된 문건 17건을 본 기억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거의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하다 정윤회씨 관련 문건에 대해서는 "그건 기억이 난다. 특이한 내용이 있어서 본 기억이 있다고 검찰에서도 그렇게 진술했다"고 답했다.

또 정윤회씨가 자신을 미행했다는 설에 대해 측근인 전모씨에게 알아보라고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인정하며 "(박 경정이나 조 전 비서관 중) 누구를 지명해 알아보라고 했다기보다는 이걸 내가 검찰에 (부탁)할 수도 없는 거니까 청와대에 관련된 사람, 정윤회란 사람이 있으니까 한번 확인해보라고 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박 회장은 미행설과 관련해 박관천 경정이 조사했다고 해서 확인하려고 만난 것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또 조 전 비서관의 업무에 대해서는 "민정실에서 관리하는 건 대통령을 위해 있는 거지 친척을 위해 있는 건 아니다.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되면 검찰이 조사하는 거지 민정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의 관리로 인해 사회 활동에 제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친인척이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은데, 조 비서관이 집사람이 변호사 일을 접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었고 집사람도 그걸 받아들였다. 덕분에 우리가 쌍둥이도 낳고 그랬다"고 답했다.

박 회장은 지난 재판에서 4차례 소환에 불응한 끝에 구인영장이 발부되자 '증인지원절차'를 신청하고 이날 자발적으로 법정에 나왔다.

이날 박 회장의 동선은 철저히 가려졌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선 것으로 전해진 그는 법원에 들어온 뒤 별도의 공간에 있다가 재판 시간에 맞춰 일반인과 다른 통로로 법정에 들어왔다.

일반인들이 들어오는 법정 입구가 아니라 재판부가 드나드는 법정 안쪽 통로를 이용했다.

박 경정과 조 전 비서관은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동향보고서 등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 회장 측에 수시로 건넨 혐의로 올 1월 기소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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