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뗀 '뉴 삼성' (2) 지배구조 개편 다음 수순은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3남매, 삼성SDS 지분 19.05% 보유
합병 땐 '전자 지배력' 강화
'승계목적 합병' 반대 많아…단기간 내 추진은 어려울 듯
바이오 지배구조 재편 전망…'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재추진 관심
[ 주용석 기자 ]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성사됨에 따라 삼성은 ‘이재용 체제’ 구축을 위한 큰 틀을 완성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룹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대주주로서 그룹을 지배하게 된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이 끝난 건 아니다. 당장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삼성SDS 합병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작업도 연내 이뤄질 전망이다. 이런 작업은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전자·SDS 합병 절차 간단
삼성SDS는 이 부회장이 11.25%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도 각각 3.9%를 갖고 있다. 이들 오너 3세의 지분이 19.05%에 이른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탄생할 통합 삼성물산(30.4%)에 潔?삼성 계열사 중 오너 3세 지분이 가장 많다.
반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하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삼성전자 주식이 단 한 주도 없다.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하면 삼성SDS 주식을 삼성전자 주식으로 바꿔 자연스럽게 오너 3세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합병 절차도 간단하다. 상법상 합병회사가 발행하는 신주가 발행주식 총수의 10% 이하면 ‘소규모 합병’에 해당해 주총 결의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합병이 가능하다.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약 214조원(우선주 포함)으로 삼성SDS 시가총액(21조8000억원)의 10배에 육박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소규모 합병이 가능하다.
삼성이 단기간에 이 같은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 목적의 합병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3일 삼성SDS와 합병설을 부인한 바 있다.
삼성이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꼽는 바이오 사업과 관련된 지배구조를 재편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바이오시밀러 생산)와 삼성바이오에피스(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가 맡고 있다. 바이오로직스는 통합 삼성물산이 51.2%, 삼성전자가 46.3%의 지분을 갖고 있고 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로직스가 90.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연구개발 업체인 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가 생산업체인 바이오로직스보다 커질 것”이라며 “바이오에피스를 삼성전자 밑으로 옮기는 식의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은 진행 중”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삼성은 지주사 체제로의 공식 전환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려면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경우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통합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4.06%에 불과하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려면 삼성전자 지분을 16% 이상 추가 매입해야 한다. 여기에만 약 34조원이 든다.
순환출자는 가급적 연내 해소할 계획이다.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는 현재 10개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화재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하면 이 고리가 모두 끊긴다.
지배구조 개편과 별도로 사업 재편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6일 하드 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 사업을 중단한 데 이어 이달 14일 모듈 사업 일부를 분사했다. 지난해 11월 한화그룹과 방위산업·석유화학 부문 빅딜 때 매각하지 않은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난해 11월 한 차례 무산됐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재추진할지도 관심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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