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는 경제력이 최우선"…조건 더 따지는 '숫사자남'

입력 2015-07-19 21:13
외모·능력 갖춘 일부 남성들
배우자 고를 때 돈·배경 중시
여성 소득 기대치도 높아져


[ 김동현 기자 ] 서울의 한 공기업에 근무하는 이모씨(33)는 최근 결혼할 여성을 찾고 있다. 이씨가 가장 우선시하는 조건은 ‘경제력’. 외모에 자신감이 있는 그는 첫 대면부터 ‘강남에 살고 싶다. 결혼한다면 집을 해줄 수 있나’ ‘외제차를 몰고 싶은데 가능하나’ 등을 묻는다. 대신 여성의 나이나 외모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이씨는 “아무리 공기업이 좋다지만 월급쟁이로 평생 쪼들리며 살기는 싫다”며 “유복하게 자란 여성 특유의 여유로움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버지 회사 법인 명의의 외제 자동차를 몰도록 해주겠다”고 말한 여성과 교제를 시작했다.

결혼할 때 상대 여성의 경제력에 의존하려는 남성이 늘고 있다. 결혼정보업계에서는 이들을 ‘숫사자남’이라고 부른다. 사냥해 오는 암사자에 의존해 생활하는 숫사자의 습성을 빗댄 것이다.

경제력 등 조건은 여성이 배우자를 찾을 때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제는 사회적 능력을 갖춘 남성도 이 같은 조건을 따지는 일이 많팁낫募?것이다.

올해 전문의 자격증을 딴 김모씨(37)도 이 같은 숫사자남으로 분류된다. 최근 한 결혼정보업체에 등록하며 ‘경제력을 갖춘 집안의 외동딸’을 배우자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외동딸은 형제가 없어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을 때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조만간 병원 개업도 준비해야 하는데 금전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여성이면 좋겠다”며 “사랑도 중요하지만 사람은 변해도 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설문에 따르면 남성이 생각하는 이상적 배우자의 연소득은 오르는 추세다. 2010년 3210만원에서 지난해 3843만원으로 633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여성이 생각하는 배우자의 연소득이 585만원 오른 것보다 빠른 속도다. 듀오 관계자는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남성들이 자산가의 딸을 선호하는 사례는 과거부터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반 직장인까지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우선시하는 일부 남성의 가치관에 경기불황이 맞물리면서 만들어진 풍토라고 지적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등으로 만남과 연애가 쉬워진 점을 이유로 꼽기도 한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능력을 갖춘 남성은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갖춘 여성과 교제할 기회가 많아졌다”며 “조건이 비슷하다면 배우자의 경제력을 우선시한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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