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7월 맞아?
휴가철 일손 놓던 중개업계 "여름철에도 매매 문의 꾸준"
상반기 주택거래 9년래 최대
실수요자 움직여
젊은 층, 전세난에 지쳐 매입…계절보다 입지·상품성이 변수
[ 김진수 / 홍선표 기자 ]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파트 분양시장은 6월 말부터 여름 비수기였다. 장마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주택 수요자와 건설회사 모두 휴지기(休止期)에 들어가면서 7월 모델하우스 개관 단지는 손에 꼽힐 정도였다.
그랬던 7월 주택시장이 올해 달라졌다. 이달 분양 예정 물량은 5만9000여가구로 봄 성수기를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문을 연 대부분의 모델하우스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기존 주택 매매 및 전·월세 거래도 작년 같은 기간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중개업계도 바빠졌다. 저금리와 만성화된 전세난이 불러온 올여름 부동산시장의 새 모습이다.
○여름 비수기 사라진 주택 거래
올 상반기 전국 주택 거래량은 61만796건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9% 이상 늘어났다.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이 ?활황세는 통상 부동산 비수기로 분류되는 7월 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서울 시내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전체 거래량을 이미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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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70% 내외의 높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계속 유지되면서 수도권 주요 지역 주택 매매 및 전세가격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 매매호가가 9억5000만~11억원으로 최근 2개월 새 5000만원가량 올랐다. 전셋값은 같은 기간 1억원 가까이 뛰어 8억~8억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전세가율이 80%에 이른다. 인근 에덴공인중개사무소 김치순 사장은 “7월 들어서도 매매와 전·월세 거래가 잘 되는 편”이라며 “금리가 낮아지자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려는 투자 수요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강북지역도 비슷하다. 현대, 금호, 한양아파트 등이 몰려 있는 도봉구 쌍문동의 국민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물건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없어진다”며 “전세난이 아파트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부동산뉴스공인중개사무소 홍장식 사장도 “여름 비수기라는 느낌이 안 들 정도로 전·월세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내년 초 신분당선 연장구간 개통 등의 호재가 있는 경기 용인시 수지구 일대 중개업소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상현동 센트럴아이파크공인 채원경 사장은 “젊은 층이 아파트 구매에 나서면서 최근 전·월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비율이 10~15% 정도 된다”며 “10개 매물 중 한두 개가 비싼 값에 주인을 찾으면 매매가격이 올라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7월 분양물량, 올 들어 최대
분양시장에선 예전에 없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휴가철에 모델하우스를 열지 않는 건 분양업계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이달 물량은 올 들어 월별 최고치인 6만가구에 육박할 전망이다. 작년 7월 분양물량(2만3414가구)의 두 배를 훨씬 웃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탓에 일부 물량이 이달로 미뤄진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어서다. 우호재 포스코건설 마케팅 그룹장은 “예전엔 계절과 날씨에 따라 아파트 분양시기를 조절했으나 올해는 인허가만 떨어지면 바로 모델하우스를 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분양마케팅업체 건물과사람들의 최창욱 대표도 “비수기인 7, 8월에 아파트를 공급하려는 건설회사가 부쩍 늘었다”며 “입지와 상품 경쟁력만 있으면 계절적 요인은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홍선표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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