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수의 글로벌&소셜] 샹송 '쉰 즈음에'로 바뀐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입력 2015-07-16 11:18
수정 2015-07-22 18:51
프랑스 대혁명 기념축제 ‘바스티유 데이’서 공연

[최명수의 글로벌&소셜] ‘또 하루 멀어져 간다…(중략)…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고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가 ‘쉰 즈음에’로 바뀌었다. 가사에 인생의 무게가 너무 많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노래다. 사람들은 마흔 즈음에도, 쉰 즈음에도 이 노래를 부른다. 그런 노래가 샹송 ‘Aux alentours de la cinquantaine(쉰 즈음에)’으로 바뀌어 대중에 공연됐다. 바리톤 겸 샹송 가수 고한승 씨(48·서울프랑스학교 음악교사)의 장중한 목소리에 관객들은 손을 흔며 환호했다. 한불상공회의소(FKCCI)와 주한 프랑스 대사관이 지난 14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연 프랑스 대혁명 기념 축제 ‘바스티유 데이(Bastille Day)’에서다.


일명 ‘무슈고’로 알려진 고씨는 지난해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의 음악인들로 6인조 샹송 밴드 ‘오주브드레 앙상블(Oh! Je voudrais Ensemble)’을 만들었다. 이 밴드는 고씨를 비롯해 이지현(플루트), 박영희(피아노), 김현규(기타), 올리비에 자카로(기타), 김재언(베이스 기타) 등으로 구성됐다. 고씨는 “밴드 구성원이 모두 쉰 즈음인데다 서른 즈음에라는 제목으로는 감정이입이 안될 것 같아서 일부러 ‘쉰 즈음에’로 바꿔 샹송으로 불렀다”고 설명했다. 바스티유 데이 축하공연을 맡은 이 밴드는 ‘쉰 즈음에’ 이외에 ‘파리의 하늘아래(Sous le ciel de Paris)’ '샹젤리제(Les Champs Elysees)' ‘늘 그랬듯이(Comme d’habitude)’ 등을 부르며 관객을 사로 잡았다.

◈한불상공회의소 회원사 324개사로 늘어


한불상공회의소가 2011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이 행사에는 500여명이 몰렸다. 행사 시작 전 칵테일 파티장부터 붐볐다. 참가자들은 G.H. MUMM 샴페인과 다양한 프랑스 와인, 프렌치 맥주 1664, 치즈 등을 즐겼다. 바게뜨 위에 푸아그라를 얹어 먹는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샹송 밴드의 음악공연에 이어 드롱기 커피 머신과 아이폰·애플워치 등이 걸린 행운권 추첨과 댄스 파티도 열렸다. 전은지 한불상공회의소 PR·커뮤니케이션 부장은 “프랑스 대혁명의 의미는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것”이라며 “이번 행사는 남녀노소 일반 대중에게 모두 개방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 한불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오늘 저녁은 프랑스 대혁명을 기념하는 동시에 오는 9월18일부터 파리에서 열리는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 (프랑스내 한국의 해) 행사를 축하하는 자리”라며 “한불상공회의소 회원사도 324개사?지난해보다 약 20%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국과 프랑스 양국은 2016년 한불 수교 130주년(수교일: 1886년 6월4일)을 맞아 2015-2016년을 한불 상호 교류의 해로 정했다. 2015년 9월18일 부터 2016년 8월까지 ‘프랑스내 한국의 해’,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는 ‘한국 내 프랑스의 해’로 정해 각 분야 공연 전시 등을 열 예정이다.

◈파스키에 대사 “이번이 한국에서 마지막 국경일 행사”

제롬 파스키에 주한 프랑스 대사는 이날 축사에서 “이번이 여러분과 제가 보낼 마지막 국경일 행사인 만큼 지난 3년간 프랑스를 사랑하고 성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파스키에 대사는 오는 9월 다른 나라로 이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는 에어버스 헬리콥터, 아시안 타이거즈 코리아, AXA 손해보험, 아이티 컨셉 그룹, 페르노리카 코리아, SPC 그룹, 로레알 등이 후원했다.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은 1789년 7월14일이다. 당시 프랑스 국민의 98%를 차지하고 있던 평민층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날이다. 군주제를 무너뜨리고, 기득권층이었던 프랑스 절대 왕정을 몰락시켜 민주주의 공화국을 세운 역사적인 날이다. 프랑스에선 전국에 빨간색 흰색 파란색으로 된 삼색기가 펄럭인다. 파리의 개선문부터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콩코드광장까지 퍼레이드가 열리며 에펠탑 주변에선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프랑스뿐 아니라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바스티유 데이’ 기념행사가 열린다.

최명수 한경닷컴 뉴스국 부국장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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