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8·15 특사' 지시
청와대 "대통합 위해 대상자 폭넓게 검토"
야당은 반발…여론 동향이 관건
[ 정종태 / 유승호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불쑥 ‘사면’ 얘기를 꺼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핵심 참모조차 “예고 없이 갑자기 던진 발언”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사면이 필요하다”는 원칙만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수석인 민정수석에게 “사면 범위와 대상을 검토해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일단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날 발언을 ‘기업인 사면’으로 곧바로 연결짓는 것에 대해 “성급한 해석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그동안 취해온 태도와 다르다는 점은 청와대 관계자들도 인정한다.
○달라진 박 대통령 사면 발언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기업 총수에 대한 사면권 행사 제한’ 공약을 내놓은 이후 취임하고 나서도 기업인 사면에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한때 “기업인이라고 해서 역차별을 받아서도 안 된다”(2015년 1월12일 신년 기자회견)며 약간 누그러진 듯했지만 기업인 사면이 사회적 이슈로 불거졌을 때는 “납득할 만한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2015년 4월28일 대국민 담화)고 까다로운 단서를 달았다.
이 때문에 취임 후 지난해 1월 단행한 첫 특별사면에선 기업인은 제외하고 일반 사범만을 대상으로 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특사를 앞두고 “부정부패와 사회지도층 범죄를 제외하고 순수 서민 생계형 범죄에 대한 사면을 고려 중”이라고 대상과 범위를 분명히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상을 적시하지 않은 채 특사의 취지로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포괄적인 원칙을 제시한 만큼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기존보다는 광범위하게 사면 대상자 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요청에 박 대통령 화답?
청와대 내부에선 지난 9일 30대 기업 사장단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인들이 다시 뛰게 해달라”며 기업인 사면을 건의한 뒤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경제인들의 요청에 박 대통령이 화답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기업인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가진 모든 수단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경제살리기를 위한 ‘특단의 카드’로 기업인 사면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권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하반기 경제살리기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핵심은 실질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기업인들이 앞장서 움직여주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여론만 우호적이라면 기업인 사면이라는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원사격 나선 새누리당
새누리당도 박 대통령의 특사 발언에 “통 큰 사면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지원사격을 하고 나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경제살리기 차원의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사면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내 ‘경제통’인 강석훈 의원도 “기업인 사면을 검토해야 할 만큼 경제 상황이 어렵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전제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부정부패와 사회지도층·기업인 범죄는 반드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관건은 여론 동향이다. 청와대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특정 기업인이나 정치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사면이라는 화두를 일단 던져놓고 여론의 움직임을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광복절 특사’의 범위와 대상은 국민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범위에서 결정될 것이란 얘기다.
정종태/유승호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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