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등 비용절감 차원
"영업직원이냐" 불만 커져
[ 뉴욕=이심기 기자 ] 유엔이 사무실 지정석을 없애고 ‘출근한 순서대로 원하는 자리에 앉는다’는 새로운 내부방침을 도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유엔에 따르면 반기문 사무총장은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본부에서 일하는 직원 6600여명의 지정석을 없애고 ‘열린공간’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런 방침을 정한 것은 사무실 사용의 효율성을 높여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임대료가 비싼 맨해튼에서 상당수 유엔 직원은 본부에 공간이 부족해 외부 사무실을 빌려 쓰고 있지만 정작 본부 내 자리는 잦은 출장 등으로 비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자신의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리가 영업사원이냐”는 불만도 표출하고 있다. 지정석이 사라지면 업무와 관련된 기밀문서를 보관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 취임 이후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임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반 총장이 퇴임 1년여를 앞두고 실적을 위해 실효성 여부를 검증하지 않은 채 이번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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