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은행 합병' 이르면 13일 예비인가 신청

입력 2015-07-12 22:45
하나금융 "더 지체 할수없어"
노조 설득 시도는 계속

김한조 외환은행장
노조위원장 집 찾아갔지만
얼굴도 못보고 발길 돌려


[ 박한신 기자 ]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사진)가 13일 금융위원회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을 위한 예비인가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대화를 계속 거부함에 따라 합병 추진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김근용 노조위원장 집을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김 위원장이 귀가하지 않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13일 합병 예비인가 신청

금융당국 관계자는 12일 “하나금융지주 측에서 13일에 예비인가 승인 신청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와 접수하겠다고 답했다”며 “서류가 접수되면 60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인가 승인이 나면 하나금융은 본인가 승인을 신청하게 되고, 금융위는 30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두 은행의 통합 절차를 재개해도 된다는 판단을 내린 직후 “정당?이유 없이 예비인가 승인 신청을 거부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이 예비인가 승인을 신청하더라도 노사 간 합의는 두 은행 합병 과정에서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1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인가 절차 진행과정에서 노사 간 합의 여부를 중요한 판단 요인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임 위원장은 “노사 합의 여부와 과정, 법원의 결정 취지, 외환은행 경영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법적인 절차와는 별개로 노조를 설득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합병 더 지체할 수 없다’ 판단

노조 설득에 주력해온 하나금융이 예비인가 승인을 신청하기로 한 것은 더 이상 합병 절차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10일 합병기일을 9월1일로 정하고 이를 위한 주주총회를 다음달 7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하나금융이 13일 예비인가를 신청하더라도 새 합병기일인 9월1일까지는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금융위는 60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하나금융으로서는 무작정 노조의 입장 변화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외환은행 수익성의 지속적인 악화도 하나금융이 합병을 서두르는 이유다. 지금 상태가 지속되면 외환은행의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분기 외환은행 순이익은 약 1221억원으로 자산이 각각 절반과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부산은행(1066억원) 대구은행(907억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해 순이익은 약 3764억원으로 2012년 6672억원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 5월과 6월 외환은행의 순손익 지표는 적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인데도 외환은행 노조는 사측의 대화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 9일부터 나흘간 서울 염창동의 김 위원장 집을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연락을 끊은 채 나흘간 귀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행장뿐 아니라 외환은행의 다른 임원들도 주말마다 노조 간부들의 집을 찾아 조기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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