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기술력·브랜드 힘 충분…오븐서 '미개척 금광' 캔다

입력 2015-07-12 21:52
경남 창원에 대규모 생산라인 건설

高價인 만큼 이익률 높아
최고급 빌트인으로 승부
이르면 하반기 美 판매


[ 남윤선 기자 ] LG전자가 경남 창원시에 대규모 오븐 생산라인을 짓는 것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가전 브랜드 가치가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높아진 데다 기술적으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LG전자 가전사업은 환율 약세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 1분기 22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3000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고민은 있다. 세탁기와 냉장고시장의 점유율이 이미 높은 데다 경쟁이 워낙 치열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LG전자 H&A 사업본부(본부장 조성진 사장·사진)가 돌파구로 찾은 것은 오븐시장 본격 진출이다. LG전자는 물론 지금도 오븐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대량 생산라인이 없어 소규모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대규모 오븐 전용생산라인을 건설해 제너럴일렉트릭(GE) 및 월풀 등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븐의 세계 시장 규모는 수량 기준으로 약 3000만대(연간 기준)로 추산된다. 1억대 규모인 냉장고, 세탁기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650억달러로 세탁기(850억달러), 냉장고(600억달러)와 비슷하다. 그만큼 대당 판매 단가가 비싸다. 이익률도 높다. GE의 미국시장 오븐 영업이익률은 20%를 웃돈다. 냉장고 등 백색가전 이익률이 5% 안팎인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 진입장벽도 높다. 소비자들은 고가 제품을 살 때 브랜드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월풀, GE, 일렉트로룩스, 마베 등 4개 업체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LG전자는 진입장벽을 충분히 뚫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모터 등 핵심 부품에 대해 5년 이상 품질보증을 해주는 등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이미 얻었다. 고급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기술적인 자신감도 반영됐다. 오븐은 뜨거운 열을 순환시켜 식재료를 골고루 익게 하는 순환 기술이 중요하다. 이는 에어컨의 냉기를 방에서 순환시키는 기술과 비슷해 LG가 에어컨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븐시장은 그동안 한국 가전업체의 ‘마지막 미개척지’로 불려왔다. 시장규모도 크고 이익률도 높지만 점유율은 극히 미미했다. LG전자는 오븐 전용생산라인 건설을 계기로 시장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생산라인에서 생산되는 오븐은 이르면 하반기부터 미국시장에 선보인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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