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코스'도 못말린 한국 女전사들

입력 2015-07-12 21:01
양희영 '사흘연속 언더파'…US여자오픈 3타차 선두 질주

3R까지 언더파 11명뿐
최운정 9홀 최소타 신기록
전인지 4언더파 3위 선전
박인비·이미향도 2언더파

김효주 데뷔 첫 커트 탈락
커·페테르센·린시컴 등
톱랭커들도 난코스 희생양


[ 이관우 기자 ] ‘좁은 페어웨이, 구겨진 그린, 파5 같은 긴 파4….’

US여자오픈은 까다로운 코스로 악명 높다. 대회 권위와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코스관리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페어웨이를 놓치면 그린 공략에 애를 먹고, 그린을 놓치면 어김없이 벙커와 씨름해야 한다. 어렵사리 그린에 공을 올려놓으면 유리알처럼 빠른 그린 탓에 버디 잡기가 녹록지 않다.

올해 대회장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CC(파70·6483야드)는 한술 더 뜨는 코스다. 파5홀이 2개밖에 없는 반면 400야드가 넘는 파4홀이 2개 더 많다. 하지만 이 난코스를 유독 잘 다루는 이들이 한국(계) 선수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채널은 “쇼트게임과 퍼팅 능력을 갖춘 한국 선수들이 공략하기에 유리한 코스”라고 평했다.

○양희영 메이저 첫 승 눈앞

12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양희영(26)은 중간합계 8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첫날 3언더파 67타, 둘째날 4언더파 66타, 셋째날 1언더파 69타로 3일 연속 60타대를 유지해 ‘악마의 코스’라는 대회장 별칭을 무색케 한 성적이다. 특히 2위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5언더파)를 3타 차로 앞선 성적이어서 우승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양희영은 최종일에도 60대 타수를 유지해 우승하면 나흘 연속 60타대를 지킨 첫 우승자가 된다. 지금까지 US여자오픈에서 나흘 연속 60타대를 유지한 선수는 1997년 낸시 로페즈(미국)가 유일하다. 하지만 그는 당시 준우승에 그쳤다.

양희영뿐만 아니라 한국(계) 선수들은 대회 코스를 비교적 무난하게 공략했다. 3라운드까지 언더파를 친 11명 중 한국(계) 선수가 7명이다.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이날 2타를 줄여 4언더파 3위로 올라섰다. 박인비(27·KB금융그룹) 최운정(25·볼빅) 이미향(22·볼빅)도 2언더파를 기록, 공동 5위로 선두권을 추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운정은 70년 US여자오픈 역사를 새로 쓰는 대기록까지 세웠다. 전반 9개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뽑아내 29타를 친 것이다. 9홀 최소타 신기록이다. 이보다 더 적게 친 사람은 남녀 대회를 통틀어 미국 시니어투어 남자 프로 톰 카이트(28타)밖에 없다. 2012년 US시니어오픈 첫 라운드에서다. 최운정의 3라운드 64타는 US여자오픈 3라운드 최소타 기록이다.

○짐싼 김효주…톱랭커 우수수

반면 올 시즌 LPGA투어 1승을 올린 김효주(20·롯데)는 까다로운 코스의 희생자가 됐다. 그는 2라운드까지 6오버파 76타를 쳐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본선 진출 기준인 4오버파에 2타가 모자랐다. 프로 데뷔 이후 국내 대회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물론 LPGA에서도 처음이다. 지난 1월 열린 LPGA투어 JTBC파운더스컵과 이달 초 중국에서 열린 KLPGA투어 중국여자오픈을 제패하는 등 2승을 챙겨 기세를 올리던 중이었다. 가장 나쁜 성적이 공동 23위였다. 첫날 이븐파로 경기를 마친 김효주는 정교했던 아이언과 퍼팅이 2라운드에서부터 꼬이면서 커트 탈락 수모를 당했다.

김효주뿐 아니라 올 시즌 투어 우승을 차지한 챔프 상당수가 고배를 마셨다. 호주 동포인 이민지(19·하나금융그룹), 크리스티 커(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브리타니 린시컴(미국)도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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