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시내 대형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의 주가가 결과 발표도 전에 급등해, 정보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이날 개장부터 6.67% 상승한 6만4000원에 시작, 오전 10시34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후 25%가량 상승한 7만5000원 선을 오가다 오후 2시10분께부터 다시 급등, 전날보다 30% 오른 상한가(7만8000원)로 장을 마쳤다.
이날 관세청이 사업자 선정결과를 발표한 것은 증시 마감 두 시간 뒤인 오후 5시였다. 하지만 주가는 훨씬 전에 마치 결과를 알기라도 한 듯 급등한 것이다. 한화가 다른 사업 신청자에 비해 특별히 선정 가능성이 높았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유독 사전에 30%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우연의 일치로 보기 힘들다. 사업자로 선정된 호텔신라 역시 발표 전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전날보다 5.53% 올라 장을 시작한 호텔신라는 8.94% 상승한 12만8000원을 기록했다. 호텔신라와 함께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은 0.72% 올랐다.
반면 탈락한 신세계(-8.97%) SK네트웍스(-7.71%)는 모두 주가가 크게 내렸다. 면세점에서 떨어지고도 주가가 2.2% 오른 현대백화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업체가 선정 결과를 사전에 반영하듯 주가가 움직였다. 사전에 정보가 새나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이돈현 관세청 특허심사위원장은 “외부와 차 昞?상태여서 주가가 어떻게 된 건지 몰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루트를 통해서든 정보가 새나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특히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들의 주가가 10일 오후 1시50분~2시20분 사이에 일제히 급등세를 탔다는 점도 의심스럽다.
사법당국은 철저한 조사로 사전 정보유출 여부를 반드시 가려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는 현행 방식에 따가운 시선이 적지 않다. 그 와중에 사전 정보 누출로 부당이득까지 챙기는 일이 벌어져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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