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미 기자의 경제 블랙박스
[ 김유미 기자 ]
0.2%는 500분의 1을 가리킨다. 이 작은 숫자에 올여름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웠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올해 성장률이 0.2%포인트가량 깎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람들이 외출을 꺼린 데다 외국인의 국내여행도 뜸해진 여파다.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주열 총재의 표정은 조금 홀가분해 보였다. 메르스 공포가 한창이었던 지난달 금통위 때와 달랐다. 한 달 전엔 이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 얼굴에서 웃음기를 찾기 어려웠다. 예상하지 못했던 전염병 탓에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통위원들은 작년 4월 세월호 사고의 악몽이 아직 생생하다. 사고 자체는 경기순환 주기와 상관없는 국내 변수였다. 하지만 경제 심리를 짓누르면서 소비 자체에 영향을 줬다. 이번 메르스 사태도 비슷했다. 어떻게 하면 될까.
“뭘 고민하나. 기준금리 내려야지.” 상당수는 이렇게 말한다. 금통위원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