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문 벗어난 용산·여의도에 새 관광수요 창출…입지가 승부 갈랐다

입력 2015-07-10 17:48
면세점 따낸 HDC신라·한화

당락 좌우한 변수는
한류문화 공연장 마련
대형 주차장 높은 점수


[ 임원기 기자 ] 수개월 동안 유통업계와 재계를 뜨겁게 달군 서울시내 면세점 대전의 승패는 결국 입지에서 갈렸다.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가 최종 승자가 된 것은 기존 명동, 동대문 상권이 아니라 용산, 여의도 등 새로운 상권을 통해 신규 관광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는 지적이다.

HDC신라면세점의 사업계획서에는 실제로 신규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포함됐다. 용산 아이파크몰 내 ‘이벤트 파크’를 활용해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5000㎡ 규모의 한류 문화 공연장을 마련하고, SM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연예기획사와 제휴해 이 공간에서 공연이나 팬 사인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 예정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미 SM과 ‘한류 활성화’ 업무협약까지 체결했다.

아이파크몰 내 용산역사 대합실 일부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1650㎡ 규모 중국식당이 들어선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를 겨냥한 것인데, 앞으로 일본·동남아 관광객을 위한 대형 관광식당도 잇따라 선보인다. 면세점 안에는 지역 특산물 홍보관도 들어선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줄곧 ‘한강 주변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여의도 면세점을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면세점이 들어설 여의도 63빌딩에 2000억원을 투자해 완전히 새롭게 꾸미는 등 강한 투자 의지를 보인 것도 심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용산과 여의도 지역은 현재 관광객이 집결하는 명동, 동대문 지역에 비해 주차난과 교통난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도 심사에 플러스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HDC신라면세점은 400대 대형 버스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대규모 주차 공간을 마련해 점수를 땄다.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은 유례없이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면세점 시장이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매년 15% 이상 급성장하면서 성장 정체에 고민하던 유통업계가 사활을 걸고 뛰어들었기 때문이었다.

관세청은 지난 2월2일 시내면세점 추가 특별허가 계획을 공고하고 4월엔 ‘면세점 특허심사 평가 기준 및 배점’을 공개했다. 지난달 초 입찰을 마감한 결과 2곳을 신규 모집하는 서울시내 대기업 면세점에 총 7개 업체(컨소시엄 포함)가 신청했다. 1곳을 신규 모집하는 중소기업 면세점에는 14개 업체가, 제주 시내면세점(1곳)에는 3개 업체가 신청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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