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면세점·방판서­ '쌍끌이 질주'…샴푸·치약 고급화로 中 매출 견인

입력 2015-07-10 07:00
Cover Story -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종목 분석



LG생활건강은 2001년 LG화학에서 분사한 뒤 꾸준히 성장을 거듭했다. 2005년 차석용 대표가 취임하면서 인수합병(M&A)과 사업혁신 등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보인 뒤 성장속도가 빨라졌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 생활용품 1위, 화장품 2위, 음료 2위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 매출 비중은 각각 42%, 32%, 26%다. 이익 기여도는 화장품이 53%, 생활용품이 31%, 음료가 16%를 차지하고 있다.

‘효자 브랜드’ 상승효과

매출 기여도가 가장 큰 화장품부문에선 프레스티지(고급) 화장품인 ‘후’와 ‘SU:M(숨)’ 브랜드가 효자역할을 하고 있다. 브랜드숍 1위인 ‘페이스샵’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생활용품부문에선 헤어케어제품인 ‘엘라스틴’과 ‘리엔’ 등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 구강용품 ‘페리오’와 ‘죽염치약’, 세탁용품 ‘샤프란’ 등도 잘 알려진 브랜드다.

음료부문에서도 ‘코카콜라’와 ‘미닛메이드’, ‘다이아몬드 샘물’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LG생활건강은 그동안 M&A와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로 외형을 키웠다. 하지만 국내 매스티지(중·저가) 화장품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된 데다 소비 악화로 생활용품과 음료부문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지난해엔 외형과 수익성이 다소 둔화됐다. 특히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소비 감소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향후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후’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면세점 매출이 300% 성장했다. 프레스티지 브랜드도 모두 고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경쟁업체에 비해 면세점, 방문판매 등의 유통채널에서 성장 여력도 높은 편이다. 또 ‘후’와 ‘더페이스샵’의 중국 내 사업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다만 ‘후’ 단일 브랜드 의존도가 높고 해외사업 중 일본이 다소 부진한 것이 한계로 꼽힌다.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후’ 브랜드의 하위 브랜드를 출시하고 중국에서 더페이스샵의 매장을 대형화한 점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꾸준한 실적개선 기대

앞으로도 수익성 높은 화장품부문이 LG생활건강의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2위 화장품시장인 중국은 1인당 화장품 소비금액이 낮기 때문에 향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권 소비자의 화장품 소비 패턴이 비슷한 데다 채널 변화 양상도 비슷하다. 따라서 LG생활건강을 비롯한 한국 화장품업체는 브랜드 콘셉트와 전략, 마케팅 노하우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북미와 유럽, 일본 업체들이 각국의 내수시장 정체와 환율 등의 영향으로 인한 실적 부진이 심화되면서 중국시장에서 실적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환경변화를 고려하면 한국 화장품업체는 면세점 매출을 합산할 경우 올해 중국시장에서 100% 안팎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LG생활건강은 ‘후’ 브랜드가 주요 면세점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숨’ 등 후속 브랜드가 잠재력을 과시하고 있다. ‘숨’은 올해 1분기 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성장했다. ‘후’의 중국 매출액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270% 증가했다. 에스티로더, 랑콤 등 경쟁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추가 출점 여력이 충분하고 온라인 매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 중국 수혜주 부상

생활용품분야에서도 헤어케어와 베이비케어 제품에서 중국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리엔’ 샴푸 등 생활용품에서도 중국인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위생허가 절차를 거쳐 올해 말께 중국에서 정식 출시될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의 해외 사업 매출은 지난해 7335억원에서 2017년엔 약 894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6% 수준에서 2017년 40%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업종이 면세점과 백화점 등에서 주로 매출을 내기 때문에 해외 관광객의 소비력에 따라 좌우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관광객 소비 영향은 2분기엔 6월에 국한되지만 3분기 여행 시즌의 영향은 더욱 클 수 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면세점 매출 비중이 약 11%에 달한다. 물론 다른 화장품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생활용품, 음료부문 등 사업부문이 여럿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면세점의 화장품 매출 타격으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다고도 할 수 있다. 또 메르스 영향은 제한적인 데다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선호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이 중국 본토에 진출한 시기가 경쟁사보다 다소 늦었다는 점, 단일 브랜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중기적으로 해소해야 하는 우려 요인이다. 최근 중국 정부의 6월 중국 내 수입 화장품 관세 인하(5%→2%) 이후 글로벌 명품 화장품업체들의 가격 인하가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이 움직임에 동참했기 때문에 LG생활건강도 향후 현지 사업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나은채 <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ec.na@truefriend.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