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심기 특파원) ‘맥도날드, 할리데이비슨,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시스템스, 21세기폭스…’. 업종과 규모가 제각각인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최근 40대 중반~50대 초반의 ‘X세대’가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했다는 것입니다. X세대는 1965~1980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의 자녀세대를 지칭합니다. 글로벌 기업을 이끌기에는 다소 젊은 세대라구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어릴적 PC를 사용한 첫 세대인 이들 ‘젊은 보스’들이 이전 세대보다 기술 친화적이며, 직원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뿐 아니라, 향후 소비주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전 세대의 CEO에 비해 리스크 감수 성향이 강하고, 빠른 비즈니스환경 변화에 신속히 적응하는 장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WSJ는 X세대 CEO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로 재능과 함께 기술을 중시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전 세대의 CEO가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강조했다면, X세대 CEO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우수한 인적자원의 관리에 경영의 초점을 맞춘다는 설명입니다. 또 승진과 고액 연봉 못지않게 일과 가정의 균형을 강조하면서, 직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데도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물론 젊은 CEO가 취임한다고 해서 모두 ‘X세대’ 경영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달부터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을 이끌게 된 데니스 뮐렌버그 CEO(51)는 기업문화의 연속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취임이 “세대교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지난 5월 할리데이비슨의 CEO를 맡은 매트 레바티치(50)는 자신을 ‘할리데이비슨 21년 역사의 첫 X세대 사령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대당 2만~4만달러에 달하는 할리 오토바이의 최대 고객인 베이비붐 세대를 존중하지만, 젊은 10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도 몰두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47세의 나이에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 CEO에 오른 스티브 이스터브룩 역시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선호하는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고민중입니다. 취임 1년5개월째를 맞는 마이크로소트의 사티야 나델라 CEO(47) 역시 전임자인 스티브 발머에 비해 신생 정보기술(IT)업체와의 협력에 적극적입니다. 스스로도 짙은 청바진에 폴로셔츠를 입고 나타나는 등 젊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X세대 CEO의 또 다른 특징은 수평적 조직구조를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이전의 수직적 의사결정 체계를 단순화시키고, 현장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직원들과의 접촉횟수도 늘리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존 챔버스 현 CEO의 바통을 이어받아 시스코 시스템스의 경영을 맡게 되는 척 로빈스(49)는 조직단위에 소규모 팀을 늘리고 있습니다. 더 많은 현장매니저가 자신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랍니다.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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