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유라시아친선특급 (2)
러시아·중국 연계하는 교통망 국가
문화·과학·교육 한류 뜨거운 몽골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협력의 중심
오송 < 駐몽골대사 >
지난달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한·몽골 수교 25주년 기념 K팝 콘서트에 참석했다. 몽골 청소년들이 한국 가요를 따라 부르며 환호하는 장면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미 한류를 받아들이고 즐길 준비가 돼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날 많은 몽골 청소년이 공연 후 즉석에서 팬클럽을 결성하기도 했다.
몽골은 ‘형제의 나라’로 불릴 정도로 한국과 오랜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한국에는 몽골 전체 인구의 1%에 해당하는 3만여명의 몽골인이 살고 있다. 세계에서 몽골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다. 울란바토르에 있는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몽골 학생은 2000명이 넘는다. 몽골 TV에서는 늘 한국 드라마가 나오고, 울란바토르에 한식당이 100여개가 될 정도로 한식은 몽골인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음식이 됐다. 한국과 몽골의 관계는 수교한 지 25년 만에 양적으로 팽창하고 질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양국 관계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과제도 생겼다. 서 罐?많이 알면 알수록 소홀히 하고, 배려와 존중이 사라지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이런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처음으로 장관급 정례협의체인 한·몽 공동위원회를 울란바토르에서 개최하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유라시아 친선특급’ 행사는 한·몽골 수교 25주년 행사의 백미가 될 전망이다. 열차는 몽골종단철도(TMGR) 노선을 달리게 된다. 몽골종단철도는 중국과의 국경 도시인 자민우드에서 러시아 접경 도시인 수흐바토르까지 약 1100㎞를 연결하는 몽골의 동맥이다. 오는 16일 베이징을 출발해 울란바토르에 도착하는 유라시아 친선특급 원정대는 1박2일 동안 몽골 초원 체험행사를 하고, 경기도청이 현지 학교에 제공한 스마트 교실을 방문한다. 문화 한류에서 시작된 우의를 바탕으로 과학 한류와 교육 한류로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정대는 이태준 기념공원 개보수 착공식에도 참석한다. 이태준 선생은 일제강점기 몽골에서 독립운동을 펼치고 몽골인에게 인술을 베푼 분이다. 재몽골한인회와 연세의료원은 2000년 이태준 선생의 공을 기리고자 몽골 정부가 제공한 부지에 기념공원을 건립했다. 원정대는 몽골의 초원에서 몽골인과 어울려 몽골 전통음식 ‘허르헉’을 먹고 몽골의 씨름, 활쏘기, 말달리기도 체험하며 우의를 다질 것이다.
한국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은 유라시아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해 북한을 유라시아 경제권으로 편입,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한국의 안보 및 경제적인 이해가 있는 정책적 사업이다. 이 구상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내 국가 간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
몽골은 내륙국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러시아와 중국을 연계하는 교통망 국가로 자리매김하고자 기간산업으로서 철도를 중시하고 있다. 외부 세계와의 주요 통로 역할을 하는 몽골종단철도가 물류 기능을 발휘토록 하려면 역내 국가 간 교류와 협력 활성화가 선행돼야 한다. 이는 한국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왜 몽골과의 협력에서 첫걸음을 시작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오송 < 駐몽골대사 >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