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사상 최대…일본 지방공항 증설 '붐'

입력 2015-07-06 22:00
신치토세공항 1000억엔 들여 재정비…후쿠오카공항 제2활주로 건설

간사이·주부국제공항, LCC전용 터미널 설치
日정부, 지방공항 이착륙료 11월부터 한시적 할인


[ 서정환 기자 ]
일본 지방공항들이 급증하고 있는 방일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삿포로 신치토세공항은 1000억엔(약 9200억원) 넘게 들여 공항 확장을 추진 중이며 규슈 후쿠오카, 오키나와 나하공항 등은 활주로 증설에 나서고 있다. 일본에는 수도권의 하네다, 나리타 공항을 포함해 전국에 97개 공항이 있다.

◆신치토세공항 26년 만에 대규모 확장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신치토세공항 정비안을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예산안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공항 청사와 활주로·항공기 유도로 등 공항 대부분의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2016회계연도에 공항 확장에 들어가면 1988년 개항 이후 28년 만에 최대 규모의 증설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업 규모만 1000억엔을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 동남아 노선이 많은 저비용항공사(LCC)전용 시설 확보 등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신치토세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150만명으로 지난 2년간 50% 증가했다.

후쿠오카공항은 2020년대 중반을 목표로 제2 활주로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제2 활주로가 들어서면 후쿠오카공항의 이착륙 능력은 현재보다 26%가량 늘어난다. 나하공항은 제2 활주로를 건설 중이며, 2020년 3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지방공항 내 LCC전용터미널 설치도 잇따르고 있다. 간사이국제공항은 새로운 LCC전용터미널을 2017년 3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주부국제공항도 2013년 접었던 LCC전용터미널 확장을 최근 재검토하고 있다. 급한 대로 공항 운영 시간을 연장하는 지방공항도 나타나고 있다. 시즈오카공항은 오는 23일부터 기존보다 2시간 연장해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 계획이다. 후지산 가까이에 있는 지리적 이점으로 중국에서 오는 항공편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日 정부, 외국인 지방유도책 확대

일본 지방공항이 수용능력 확대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부터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서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방일 외국인은 지난해 1431만명으로 사상 최다를 경신한 데 이어 올 들어 5월까지 75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9% 증가했다. 항공사들의 이착륙 횟수 확대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고 있지만 충분한 대응이 어려워지면서 증설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신치토세공항은 이미 시간당 최대 이착륙 횟수를 기존보다 5회 많은 27회로 늘렸다.

일본 정부는 2020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유치와 함께 방일 외국인의 지방 관광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항공사가 부담하는 지방공항 이착륙료를 오는 11월부터 한시적으로 깎아주기로 했다. 항공사가 지방에 킥?취항하거나 증편을 신청할 경우 1년차는 80%, 2년차는 50%, 3년차는 30% 각각 할인해준다. 공항 출입국 심사 대기시간도 2016년부터 최장 20분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직원이 부족해 지방공항에 입국하는 승객이 1~2시간씩 기다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재무성은 지방공항 등에서 통관 업무를 담당하는 세관 직원 수를 8840여명에서 이른 시일 내 30명가량 늘리기로 했다고 지난 5일 NHK가 보도했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세관 직원 수를 550명에서 700명가량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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