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늘 디지털전략부 기자) 세계적인 여성 속옷업체 '빅토리아 시크릿(이하 빅시)'은 작년 9월 내보낸 광고 때문에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습니다. 살 없이 빼빼마른 여자 모델들을 내세운 사진에 '퍼펙트 바디(Perfect Body·완벽한 몸)'라는 문구를 넣은 슬로건을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광고가 공개되자마자 여성들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에서 '나는 완벽해'(#iamperfect)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과 사진을 올리며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지않아도 빅시는 플러스사이즈 모델(빅사이즈 모델)이나 큰 사이즈 제품군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는 빅시가 '마른 몸매만이 이상적이고 아름답다'는 고정관념을 부추긴다는 이미지를 주고 있습니다.
◆ 급부상하는 란제리 브랜드 '에어리' ... 마른 모델 NO, 포토샵 NO
한편 빅시와 달리 마른 모델과 포토샵을 완전히 배제하는 란제리 브랜드가 미국에서 뜨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의 하위브랜드인 '에어리(Aerie)'입니다.
에어리는 작년 1월부터 광고사진에 포토샵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성과는 명확했습니다. 작년 연간 매출이 9% 증가한 겁니다.
미국 남가주대(USC) 마케팅학과 지텐드르 세데브 교수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여성들은 포 鴉??쓴 이미지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구분할 줄 안다"며 "이런 꼼수를 쓰는 브랜드는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얘기했습니다.
에어리 모델들은 빅사이즈 모델까지는 아니지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몸매를 가졌습니다. 키 175cm 이상, 34-24-34사이즈를 요구하는 빅시처럼 악명높은 기준은 아니죠.
에어리는 현실적인 몸매를 위한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로 트위터 등에서 브랜드명과 현실(real)이라는 단어를 조합한 해시태그(#aeriereal)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 절대적인 아름다움은 없다
지난 5월 영국의 한 헬스보충제 브랜드 역시 비현실적인 몸매를 이상화하는 광고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비키니를 입은 마른 모델 사진과 함께 "해변 몸매 준비됐나요?(Are you beach body ready?)"라는 문구가 적힌 지하철 광고를 내보냈기 때문입니다.
광고가 논란이 되자 분노한 여성들이 굵은 펜으로 문구 일부를 바꾸는 운동을 펼쳤습니다. 문장을 재치있게 비틀어 "모두 해변 몸매 준비됐다(Everybody's beach body ready)"로 바꾼 모습을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기도 했죠.
아름다움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것이 '바람직한 몸매'혹은 '아름다운 몸매'인지 판단할 수도 없구요. 소비자에게 특정 관념을 강요하는 광고는 모두를 피곤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그런 브랜드를 차츰 멀리하게 될 겁니다. (끝)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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