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가 다른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규모가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 간 상호연계의 증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실을 금융권 전체로 확산시킨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5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의 자산·부채 상호연계 규모는 작년말 현재 404조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위기 전인 2007년 324조원이었던 금융권 상호연계 규모는 위기 직후인 2010년 308조원으로 줄었으나, 2011년 326조원, 2012년 333조원, 2013년 359조원으로 매년 급격히 늘었다.
특히 2014년에 증가한 폭은 45조원이나 됐다.
금융권 자산·부채의 상호연계란 금융사가 발행한 금융채, 환매조건부채권(RP),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부채를 다른 금융사가 인수한 규모를 뜻한다.
특정 금융업권 간 상호연계 규모가 급격히 늘거나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개별 기관의 손실이 시스템 전체로 확산하는 경로가 될 위험성이 있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부터 발생한 부실이 부채담보부증권(CDO·주택담보대출을 기초로 만들어진 파생금융상품)을 많이 보유한 대형 투자은행(IB)의 부실로 전염되면서 금융권 전체를 패닉으로 몰아넣은 바 있다.
문제는 최근 국내 금융사 간 상호연계가 증권사, 여신전문금융사 등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추정치에 따르면 비은행 금융기관 간 상호연계 규모는 2007년말 46조원에서 2015년 3월말 111조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이 중에는 카드채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한 상품을 증권사가 인수한 규모가 46조원(올해 3월말 기준)에 달했다.
반면 은행 간 상호연계 규모는 2015년 3월말 69조원으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말(121조원)과 비교해 43% 감소했다.
예대율(대출금/예수금) 규제로 은행의 시장성 수신상품 발행이 줄면서 은행 간 시장성 상품 상호 인수가 줄어든 탓이다.
위기 시 충격흡수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은행은 상호연계성을 줄이고, 충격흡수력이 약한 비은행권은 상호연계성을 크게 늘려온 것이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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