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 우승 박지연 4단·준우승 김신영 초단
일곱 살에 바둑 시작 동갑내기…등산 좋아하는 것도 닮은꼴
"어르신 게임이란 편견 깼으면"
[ 최만수 기자 ]
“스마트폰 게임부터 배우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빠르고 자극적인 게임보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바둑을 즐기면 좋을 텐데요. 바둑은 어르신만 즐기는 게임이란 편견을 깨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제20기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의 우승자 박지연 4단(24)과 준우승자 김신영 초단(24)은 3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프로기사로서 승부에 최선을 다한 다음 바둑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박 4단은 지난 5월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김신영 초단(24)에게 306수 만에 흑 반집승하며 종합전적 2-1로 우승했다. 그는 2012년 우승 이후 3년 만에 여류국수 타이틀을 차지했다. 박 4단은 “첫 우승 때는 얼떨떨하기만 했는데 이번엔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류국수전에서 유독 강한 박 4단은 이번 대회 8강에서 한국 여자랭킹 1위 최정 4단(19)까지 꺾었다. 그는 “오래 생각하면서 두는 스타일이라 시간을 넉넉하게 주는 여류국수전이 잘 맞는 것 같다”며 “여류명인전에서 두 차례 패했던 최 4단을 이겨 더 좋다”고 말했다. 박 4단은 이번 우승으로 가산점 200점을 받아 ‘간단한 기교를 부릴 줄 안다’는 뜻의 ‘소교(小巧·4단의 별칭)’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입단 후 처음 결승에 진출해 첫 타이틀을 노렸던 김 초단도 8강에서 조혜연 9단(30)을 꺾고 파란을 일으키며 올라왔지만 박 4단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는 작년 대회 4강에서 준우승자 박지은 9단(32)에게 패했다. 김 초단은 “최종국에서 아깝게 졌지만 아직 기회가 더 많다”며 “내년엔 우승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동갑내기인 둘은 일곱 살 때 바둑을 시작했고 등산을 좋아한다는 것도 닮았다. 박 4단은 “정신과 몸 상태가 모두 맑아야 바둑을 잘 둘 수 있다”며 “등산과 독서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둑을 15년 넘게 두고 있지만 여전히 재밌고 파고들 게 많다”며 “끝없이 도전할 수 있는 것이 바둑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동아제약이 후원한 여류국수전의 우승 상금은 1200만원, 준우승 상금은 500만원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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