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2015 국제 사이버범죄대응 심포지엄(ISCR)'을 가다

입력 2015-07-03 16:41
수정 2015-07-03 16:44

“국가마다 다른 사이버 문화가 국제범죄 만든다”

국제 사이버범죄 대응 심포지엄이 지난달 9~11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렸다. ‘사이버안전을 위한 새로운 도약 : 공유 그리고 협력’이라는 주제였다. ISCR은 국내외 사이버전문가가 사이버범죄 관련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강신명 경찰청장, 진영 국회 안전행정위원장, 임종인 대통령 안보특별보좌관, 이병진 사행산업감독통합위원장,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을 비롯해 인터폴, 유로폴, 아시아태평양네트워크정보센터(APNIC) 등 국제기구와 50여개국 대표단 150명, 유관기관, 학계, 민간기업 등 국내외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개회식 축사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은 “한국 경찰의 사이버 수사 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함께 공유하고 나누겠다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대한민국 경찰 창설 70주년, 경찰청 사이버 안전국 출범 1주년이 되는 해”라며 “한국 경찰은 미래 100년을 대비하면서 유관기관과 민간 협력을 통해 사이버범죄를 예방하고, 국제협력 네트워크 지속 확장과 치안한류(K-Police Wave) 사업을 통해 국내 사이버수사 경험과 방법을 국제사회와 함께 나누며 세계 사이버 안전에 적극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16회째인 심포지엄은 정부 고위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해 사이버 범죄 대응전략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 영상메시지에서 “세계적으로 호평받는 치안한류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사이버 치안시스템을 세계 각국과 적극 공유하고 있다”며 “한국은 2013년 사이버스페이스 총회, 2014년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전권회의와 같은 규모가 큰 국제회의를 여러번 개최해 사이버 위협에 대한 글로벌 대응체계 구축에 앞장섰다”고 말했다.

2015 국제사이버범죄대응 심포지엄의 세션 키워드는 ‘협력’ 그리고 ‘소통’이었다. 유엔 마약범죄사무국 자문위원인 조슈아 제임스 박사는 국가 간 수사공모를 진행할 때 나타나는 이 소통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법과 정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 나라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가진 법이나 정서, 문화, 소통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상호법적 지원(Mutual Legal Assistance, MLA)이라는 것이 현재 국제사회에 존재하지만, 막상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나라별로 법과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이해를 못 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어떤 국가에서는 USB나 하드에 담아서 데이터를 우편 발송하는 것만 합법인 곳도 있으며 다른 나라는 부서에서 보안서버를 만들어 해외 어디에서나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자료 전송에 엄격한 정책이 걸려 있어 보낼 수 있는 자료가 한정된 국가가 있는 반면 어떤 곳은 그런 제한사항이 거의 없어 역으로 너무 많은 불필요한 정보 때문에 혼란을 야기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모두 5개 세션에서 인터폴, 유로폴, 미 연방수사국 등 10개국의 연사 16명이 준비한 주제 발표 형식으로 진행됐다. 행사 기간에는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성행하는 파밍, 몸캠 피싱 등에 대한 대응 방법과 수사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아시아 사이버부서장 협력회의’와 베트남, 필리핀 등 7개국 인터넷 도박대응 전담 수사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인터폴 온라인 불법도박 대응회의’도 열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장두원 한국경제신문 인턴기자(연세대 국어국문 2년) seigichang@yonsei.ac.kr

“경찰학도로서 취재는 좋은 경험”

평소 사이버범죄와 관련해 관심을 꾸준히 갖고 있는 상태에서 행사 취재에 참여할 수 있어 유익했다. 특히 비공개 행사로 진행된 국제 온라인 도박 대응과 국제공조 진화에 대한 발표는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각국 경찰청 간부들도 다양한 주제를 발표했다. 경찰청 간부들은 나라별 수사방법과 사례들을 소개했다. 서울청 사이버 수사대 변민선 대장의 이야기는 가장 인상에 남았다. 그는 몸캠피싱조직 소탕작전을 소개했다. 몸캠피싱조직은 남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피싱조직에 혐박당하는 상황이 온다면 무시하고 맞대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서울 강북경찰서 사이버 수사팀 심형선 경찰관은 변민선 대장의 대응법이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본청이 아닌 일반 경찰서에서는 1인당 하루에 60건 이상의 사건이 접수되어 한 가지 사건에 몇 달씩 매달려 있을 수 없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또한 TV에서 보는 것과 같은 사이버 수사대의 업무는 본청에서 이루어지지만, 일선 경찰서는 물품거래 사기사건을 주로 다룬다. 현재 경찰학과에 재학 중인 기자에게 이번 행사 취재는 좋은 경험이 됐다.

오승홍 생글 9기 기자(건국대 경찰학과 1년) osh28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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