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구심점 역할·勢결집 필요"
與지도부 재편과 연결 시각도
靑 "예산안 처리 전까지 어렵다"
[ 정종태 기자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를 둘러싼 여권의 계파 간 갈등을 계기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의 여의도 조기 복귀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유 원내대표의 ‘버티기’에 청와대는 물론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역시 속수무책인 가운데 친박계 핵심인 최 부총리가 복귀해 세(勢)를 결집해야 한다는 이른바 ‘최경환 역할론’이 배경이다.
최 부총리 조기 복귀설은 친박계에서 주로 제기한다.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향해 사실상 물러나라고 요구한 이후 친박계가 들고 일어났음에도 유 원내대표가 꿈쩍하지 않은 것은 당내 친박의 무기력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서청원 최고위원이 친박계 ‘좌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있다”며 “최 부총리가 조기 복귀해 범 친박을 중심으로 세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친박계가 새로운 좌장을 내세워 앞으로 예상되는 내년 총선 공천 싸움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친박계 일부에서는 최 부총리 조기 복귀 필요성을 여권 지도부의 전면 재편과 연결하는 시각도 있다. 유 원내대표와 함께 현 지도부를 동반 사퇴시킨 뒤 최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내년 총선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가 끝까지 물러나지 않는다면 박 대통령이 탈당 카드를 던진 뒤 신당 창당을 통한 보수진영 재편을 시도할 것이라는 얘기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 부총리가 복귀하더라도 당내 역학구도상 친박계가 기대하는 ‘역할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청와대는 최 부총리 조기 복귀설에 대해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라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나라 안팎으로 경제를 둘러싼 변수가 악화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핵심 개혁과제 추진과 함께 경제살리기에 전력 투구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제 사령탑이 정치적 이유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최소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짜서 국회에 넘기기 전까지는 최 부총리의 복귀가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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