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벤처 업계에 부는 ‘매칭투자’ 바람

입력 2015-07-02 11:03
수정 2015-07-06 13:36
이 기사는 06월24일(04:1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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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업계에 '전문 기관(투자자)이 조성한 펀드 또는 투자한 기업'에 추가 자금을 대는 이른바 '매칭(matching)투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자금력은 있지만 벤처투자 경험이 없는 기관들이 주로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기기업 투자에 나선 정부기관들도 '매칭'의 개념을 활용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들은 매칭투자의 가장 큰 강점으로 '실패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전문성을 갖춘 기관(또는 투자자)과 공동으로 하기 때문에, 단독으로 진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투자 사후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 은행권, 벤처 매칭투자 '봇물'...연기금도 잇단 매칭투자 참여
23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재 '벤처펀드 매칭출자'를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곳은 '은행권'이다.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JB금융지주 등은 올 들어 성장사다리펀드와 공동으로 '기술가치평가투자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총 펀드규모만 4500억원에 육박한다. 세부펀드별로 차이는 있지만 은행과 성장사다리펀드가 각각 1대 1의 비율로(수백억원씩) 출자하고 여기에 민간자금을 추가로 모아 펀드를 만드는 방식이다.

산업은행과 우정사업본부는 현재 '벤처 매칭 출자사업'을 진행 중이다. 두 기관의 출자액은 각각 450억원, 300억원이다. 한국벤처투자 등 다른 출자기관으로부터 운용사로 선정된 곳들 중 몇곳을 선정해 펀드결성액 일부(20~25%)를 지원해 주는 '매칭' 방식이다. 조만간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밖에 다양한 연기금들이 현재 벤처펀드 매칭 출자사업을 검토 중이다.

서종군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장은 "벤처투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관련펀드를 조성하거나 관리해 본 경험이 없는 기관들이 매칭출자를 많이 선호한다"며 "전문 출자기관에서 펀드 사후 관리를 전담해 주기 때문에 파트너로 참여한 매칭 투자자들은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초기투자 업계에선 매칭이 '대세'...정부도 검증된 투자자와 손잡아
엔젤투자 등 초기투자 업계에선 '매칭'이 주요 투자모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정부가 운용하는 '엔젤투자매칭펀드'다. 이는 적격 엔젤투자자가 초기기업에 선(先)투자하면 같은 조건으로 동일한 금액을 추가 투자해 주는 구조의 펀드다. 2011년 12월 100억원 규모로 첫결성된 엔젤매칭펀드는 이후 꾸준히 불어 올해 2200억원을 돌컸?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선 한층 진화된 '매칭 모델'들도 등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올해 전문성을 갖춘 '전문 엔젤투자자'가 매칭투자를 신청할 경우, 투자금을 최대 3배수까지 확대지원(기존은 1대1)하는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매칭'의 개념은 단순 지분투자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중기청은 이달 초 전문엔젤이 투자하는 기술창업기업에 최대 2억원까지 연구개발(R&D)비용을 매칭해 주는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사업실패 경험이 있는 기업인의 재도전에 투자하는 사업을 진행하며 '벤처캐피털, 전문엔젤 등 적격투자자가 선 투자한 기업인 경우'라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서경훈 엔젤투자협회 팀장은 "최근에는 정부자금도 검증된 투자자 또는 기관이 투자한 곳에 매칭해 투입되고 있다"며 "정책적 목적에 따라 벤처육성에 나서는 많은 유관기관들이 '매칭 기법'을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적용 및 활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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