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온 일본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아베노믹스 이후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일본 IPO 건수가 2000년 이후 최대인 100여 건에 이를 것으로 보고 국내 투자자들도 일본 IPO 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일본우정그룹 같은 초대형 IPO가 예정돼 있는만큼 IPO 시장 열기가 더욱 달아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 올해 日 IPO 100여건…2000년 이후 최대
1일 금융투자업계와 동부증권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신규 상장한 종목들을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나타낸 블룸버그 일본 IPO 지수는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중국이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베노믹스가 본격 시행된 2013년 초부터 현재까지의 IPO 지수 성과는 일본이 150%에 육박해 다른 국가를 압도하고 있다.
이는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일본은행의 양적완화에 힘입어 증시가 활황세를 보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본 증시는 올 들어 19% 상승해 미국, 독일 등 주요국을 제치고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달 18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연초 이후 총 48개 기업이 일본 증시에 상장했고, 이들 중 85%는 자스닥, 마더스로 대표되는 신흥지수에 올라오는 등 벤처·신생기업 위주로 IPO가 이루어졌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서비스(17건), 하드웨어&장비(2건), 반도체(1건) 등을 포함한 IT업종의 상장 수가 2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규모와 건수 측면에서 일본 IPO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초대형 IPO가 예정돼 있고 정부 정책과 맞물려 신흥 벤처 기업의 IPO 수요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일본 기업들의 IPO는 100여건에 달해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IPO 대어 일본우정그룹 올 가을 상장 예정
하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일본우정그룹은 가을 상장을 앞두고 경영진 쇄신 등에 나서며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12월 기준 일본우정그룹의 금융 부문 자산가치는 1조7100억 달러로, 이는 일본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
앞서 일본 재무성은 우정그룹 산하의 유초은행과 간포생명이 이번 IPO를 통해 총 33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 알리바바가 기록한 250억 달러 규모의 IPO 성과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9월 상장을 보류한 라인과 2009년 한 차례 상장 폐지를 겪은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USJ) 또한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구 셈岵?시기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우정그룹의 IPO보다 빠른 9월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상장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라인과 USJ의 기업가치는 각각 81억 달러, 5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뜨거워지는 일본 IPO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신규 상장 종목 비중이 높은 신흥 지수에 투자하거나 신규 상장 종목을 고루 편입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추천했다.
특히 신흥기업용 주가지수인 '마더스'에 접근하는 게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마더스는 도쿄 1, 2부 대비 기업들의 상장 기준이 까다롭지 않은데다 지난해 3월 최소 주주요건을 완화해 신흥 벤처 기업들의 진입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권아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마더스 신규 상장 종목들의 성과는 보통 시장수익률을 웃돌았다"며 "현재 마더스 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역시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더스 지수를 추종하는 투자상품으로는 '넥스트 노트 TSE M 인덱스 ETN과 '심플렉스 TSE 마더스 코어 ETF' 등을 꼽았다.
권 연구원은 또 "신규 상장 종목에 개별 투자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크다"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평균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용어설명
마더스= 도쿄증권거래소가 운영하는 신흥기업용 주가지수. 1999년 11월 11일 만들어졌고 토픽스(도코증권거래소 1부 종목)와 같은 시가총액 가중형으로 산출된다.
1부, 2부 대비 심사가 까다롭지 않으며, 높은 성장 가능성을 기재할 경우 주식 공개 시 채무 초과와 적자가 있다 하더라도 상장이 가능하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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