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주식 직구] 모바일로 해외주식 직구 땐 수수료 절반…온라인으로 펀드 직접투자·자산관리도

입력 2015-07-01 07:00
[ 김일규 기자 ] 상승장 속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들의 엄지손가락이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보급 증가로 모바일 거래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모바일을 통한 주식 거래를 늘리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해외주식 직구족도 많아졌다.


모바일 주식 거래 비중 30% 돌파

스마트폰 등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모바일 주식거래 비중(유가증권+코스닥)은 올 들어 30%를 넘어섰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이용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비중은 지난 3월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13.4%, 코스닥시장에서 23.7%를 기록했다. 합치면 37.1%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 모바일 거래 비중은 2013년 7월 처음으로 10%대를 돌파한 데 이어 서서히 늘었다. 코스닥시장의 모바일 거래 비중도 작년 4월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뒤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장소 제약 없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데다 거래 수수료도 PC를 이용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보다 최대 절반가량 싼 게 모바일 주식 거래 비중이 증가하는 이유다. 사내 PC를 이용한 주식 거래를 막는 기汰?많은 점도 한 요인이다. 이 때문에 HTS 거래 비중은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런 추세라면 수년 내 모바일 거래 비중이 HTS를 앞지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해외 주식 직구

최근엔 MTS를 이용한 해외주식 투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저금리에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증시들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을 앞세운 MTS 덕분에 해외주식 투자 방법도 간편해졌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해외주식 전용 MTS인 ‘스마트하나 해외주식’을 출시했다. 투자자들은 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미국 홍콩 상하이 등 해외 시장에 투자할 수 있고 해외주식 분석 리포트도 볼 수 있다. 이 앱은 또 투자자들이 환전하지 않고 해외주식을 살 수 있도록 원화 증거금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우증권 등도 앞서 스마트폰으로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했다.

덕분에 올 1분기 외화주식 직접투자 결제금액은 28억9626만달러에 달했다. 이미 2012년의 1년치 규모를 넘었고, 지난해 4분기 결제금액보다도 10% 늘었다. 과거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은 대부분 고액자산가나 해외시장에 정통한 투자자들로 한정됐지만, 최근에는 일반 투자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외주식 貪망렝?1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식 매입자금을 온라인으로만 대출해주는 곳도 늘고 있다.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 2금융권과 증권사들이 제휴해 온라인으로 주식매입자금을 빌려준다. 최저 연 3%대 금리에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대출한다.

온라인으로 펀드도 직접구매

온라인 펀드 직접구매도 활발하다.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출범시킨 펀드슈퍼마켓 전용펀드 판매액은 지난 3월 2000억원을 돌파했다. 가입 계좌는 9만개까지 늘어났다. 작년 4월 말 처음 선을 보인 지 11개월 만이다. 펀드슈퍼는 온라인 펀드 직접구매 사이트로, 펀드명에 ‘S’가 붙은 저가형 전용펀드를 주로 취급한다.

펀드슈퍼는 총 41개 자산운용사와 한국증권금융 등이 출자해 설립했다. 펀드 관련 비용을 확 낮춘 S클래스와 함께 일반 증권사·은행에서 판매하는 A·C클래스를 같이 취급한다. S클래스 펀드의 판매보수(주식형 기준)는 잔액 대비 연 0.35%로, 일반적인 A·C클래스(0.86%) 대비 절반 이하다.

펀드슈퍼 개설 뒤 지금까지 가장 인기를 끈 상품은 대부분 가치주펀드였다. 올 들어선 분위기가 조금 달라지고 있다. 헬스케어펀드와 중소형주펀드가 자금 순유입 상위 목록에 올랐다. 수익률도 비교적 나쁘지 않다. 전체 계좌 중 93%가 흑자를 냈다. 투자자산은 총 5000억원 규모이며, 지난 1년간 전체 투자자의 평균 누적 수익률은 연 5.26%였다.

펀드슈퍼는 낮은 수수료로 기존 금융회사의 연금저축 계좌도 끌어모으고 있다. 연금저축의 계좌이동 간소화 제도가 시행된 뒤 시중은행 등 기존 오프라인 판매사에서 연금저축 계좌를 옮겨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증시 상승 기대로 연금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수수료(보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떼는 판매보수가 다른 금융회사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다.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연금펀드 계좌 개설은 간소화 제도가 시행된 지난 4월27일 이전 하루평균 46.1개에서 시행 이후 90.8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루평균 연금펀드 유입액도 종전 1억5030만원에서 2억620만원으로 37.2% 증가했다.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연금계좌 수는 지난달 기준 1만2000여개(약 400억원)에 이른다.

증권업계도 핀테크 바람

핀테크(금융+기술) 바람은 증권업계에도 불고 있다. 현대증권은 특허번호만 입력하면 바로 특허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핀테크 기업 위즈도메인의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력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도 가세했다. 핀테크 업체 ‘두나무’는 카카오톡 회원 간 주식 정보를 공유해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네이버는 증권사들과 제휴해 모바일 주식주문 연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모바일로 증권 트렌드 서비스도 제공한다. 가장 관심이 많은 종목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각 증권사는 온라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온라인 자산관리 시스템인 ‘글로벌 자산배분솔루션’을 오픈했다. 글로벌 자산배분솔루션은 투자자가 직접 온라인으로 자신의 포트폴리오 분석 및 전망, 매매, 사후관리까지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산관리 시스템이다.

그러나 안전한 온라인 거래를 위해 보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해커들이 악성프로그램을 이용해 주식 투자자들의 계좌정보나 비밀번호 등 중요 정보를 가로채 거래를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거래의 약점을 이용해 다른 보안장치들을 무력화하고 계좌번호만 가지고 있어도 사이버공격이 가능하다는 게 보안전문가의 분석이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투자자들도 악성코드 감염에 주의하고 체결 내역이나 잔액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보안프로그램이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온라인 주식거래 서비스를 이용한 뒤에는 반드시 프로그램을 종료해야 안전하다. 금융 및 증권 계좌 공인인증서 등 각종 비밀번호를 서로 다르게 설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공용 PC나 무료 와이파이 환경에선 온라인 거래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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