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인공제회도 찬성 방침
"법적 절차 따른 합병 비율
문제 삼는 건 적절치 않아"
[ 고경봉 기자 ]
▶마켓인사이트 6월30일 오후 4시33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보유한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합병 찬성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운용업계와 각 연기금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임시주주총회에서 찬성 의견을 내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지방행정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도 기금운용을 담당하는 사업부가 합병 찬성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은 이사장이 참여하는 임원급 회의에서 결정된다. 이들 연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각각 0.2~0.5% 정도 보유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이 적정한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이견이 있었지만 법적 절차에 따라 정해진 만큼 문제 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연기금이 상대적으로 삼성물산보다 제일모직 주식을 더 많이 ≠側?있다는 점도 합병을 찬성하는 이유로 꼽힌다.
합병이 무산되면 삼성물산의 주가 향방은 불투명하지만 제일모직 주가는 단기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익률 보전 차원에서 찬성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교직원공제회, 사학연금, 군인공제회 등 다른 연기금은 7월 초에 의결권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이들 역시 삼성물산 주식보다 제일모직 주식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합병 찬성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이유로 지난 SK C&C와 SK의 합병 당시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들 연기금은 모두 찬성 쪽에 표를 던졌다.
운용업계에서는 보험사들도 합병 찬성 쪽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보험사 중 삼성 계열사를 제외하고 양사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한화생명이 합병에 찬성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자체 고유계정을 통해 제일모직 지분을 가지고 있고 변액보험을 통해서는 양사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사 입장에서 미래 수익률을 가장 먼저 볼 수밖에 없다”며 “합병이 성사되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물산 국내 기관투자가 지분(21.2%)의 절반가량(10.15%)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아직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다음주 투자위원회를 열고 의결권 행사방향을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상정할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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