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포럼] 일본 잃어버린 20년 극복…반면교사로 삼는다(종합)

입력 2015-06-29 17:57
수정 2015-06-30 08:13

일본의 과거와 현재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읽을 수 있을까.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저성장 시대’에 진입한 일본 경제의 변화를 통해 우리 경제를 예측해보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29일 한경닷컴과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서울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고령화 저성장 시대,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 일본을 알면 한국이 보인다'를 주제로 제6회 일본경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유관 기관과 기업 관계자, 대학(원)생, 개인 투자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오후 1시부터 5시간 가까이 이어진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열띤 토론을 펼쳤다.

최인한 한경닷컴 국장은 "이번 포럼은 일본 경제를 살펴보고 고령화·저성장 시대에 적합한 부동산 투자, 재테크 등 실마리를 찾기위해 마련됐다"며 포럼 개최 취지를 밝혔다.

첫 강연은 독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부동산 전망으로 시작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 침체기 일본 부동산 가격 추이와 한국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2013년부터 재건축·임대주택 등 주택 공급이 꾸준히 이어졌다”면서 “20년 뒤?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는 리모델링과 관련된 주택개량 사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은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에 대한 대책에 대해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장기 침체는 종신고용, 연공서열제로 대표되는 일본적 경영과 신성장사업을 제한하는 정부 규제 때문"이라며 "일본과 유사한 산업구조를 가진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 저성장에 대한 해결책으로 “생산성에 따른 임금 피크제를 활성화하고 여성 인력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며 “나이가 아닌 생산성을 고려해 근로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철 일본 유통과학대학 대학원장은 버블 붕괴 후 일본의 소매유통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설명했다.

최 원장은 “일본의 장기 소비 불황은 개인이 소비를 주저해 발생한 것”이라며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하지 못한 유통업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유통업계의 변화에 대해서는 “진화한 제조·직매형 의류(SPA)형, 엔터테인먼트 형, 라이프스타일제안형, 틈새공략형 등 4가지 형태로 소매업태가 크게 성장했다”며 “(다이소와 돈키호테를 보면) 같은 상품이라도 쇼핑이 즐거운 곳에서 판매가 일어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 원장은 “일본은 우리와 역사·정치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지만 저성장 시대에 적합한 일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 유통업계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네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화에 따른 실버 계층의 소비 증가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고소득층뿐만 아니라 저소득층도 웰빙을 추구할 것"이라며 "일본의 스프라우트 파머스 마켓과 같은 저가형 웰빙 마켓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년층에게 가장 중요한 건강과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 문화가 늘어날 것”이라며 “실버 계층에 맞게 간소화된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춘규 남서울대 초빙교수가 ‘고령화 시대, 한국 농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한국 농업이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돼 있다”며 “농업 발전 없이는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일본 농업에 대해서는 “정부와 기업, 농민들이 외국 농작물과의 경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고령화 시대를 이겨나간 방법들을 우리 기업과 농민들이 배우고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내용을 필기하거나 질문을 던지며 진지하게 강연에 임했다. 강연자들과 참석자들은 발표가 끝날 때마다 제한 시간을 넘어서도록 열띤 질문과 답변을 나눴다.

포럼에 참석한 이강인 씨(44)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포럼에 참석했다"면서 "이번 포럼을 통해 금융, 부동산, 유통업에 대한 미래가치와 틈새시장에 대한 유용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봉순 씨(59)는 "저성장과 고령화에 따른 한국 경제의 전망에 대해 알고 싶어서 참석했다"면서 "특히 구조적인 시스템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안한 이종윤 부회장의 강연에서 일반 언론에서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김아름 / 장세희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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