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증시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고 '내수주(株)' 전략을 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리스 불안으로 외국인들이 신흥국 주식 시장에서 자금을 빼낼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가총액 상위주나 수출주보다는 내수주가 보다 안전한 투자처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수주의 경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여파도 차즘 진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국내 증시는 그리스와 채권단 간 채무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았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19분 현재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모두 1% 넘게 떨어졌다.
오는 30일 그리스의 구제금융 종료를 앞두고 그리스가 채권단 협상을 거부한 채 국민투표에 나서기로 하자 디폴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와 채권단 양측 모두 디폴트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같은 최악의 상황은 원치 않고 있어 협상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내달 5일 그리스의 국민투표 전까지는 금융 시장 불안이 연장될 수 있어 증시 변동성을 고려한 전략을 짜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우려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외국인 매매 강도가 강해질 경우 시가총액 상위주들을 우선 덜어낼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내수주들에 대한 매도 집중도는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이미 한국 내수 경기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며 내수주를 한 차례 매도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 경계감은 특정 업종이 아닌 시장 전반으로 번질 확률이 높아 시총 상위주가 매도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권의 매수세도 내수주 쪽으로 강도가 집중되고 있다는 게 조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메르스 확진자 수 증가도 고비를 넘어섰고, 내수 위축을 부양하기 위한 정부의 추경 모멘텀까지 더해졌다"며 "수급과 모멘텀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가 발견되는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전통적인 내수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메르스 영향으로 인한 여행 경기 위축이 아직은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는만큼 화장품, 호텔, 레저 등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2분기가 마무리됨에 따라 실적에 전망이 상향되고 있는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늰 의견도 있다. 특히 지난 1분기와 달리 2분기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꾸준히 하향되고 있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일부 업종을 선별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형주 중에서는 화학, 정유, 증권, 보험 등 일부 실적 전망이 좋은 업종만을 골라 담아야 한다"며 "대형주의 실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다음 달 중순까지는 중소형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실적 개선이 나타나면서 최근 이익 전망치가 올라가고 있는 화학, 유틸리티, 은행, 에너지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특히 글로벌 주식형펀드의 업종별 유입 추세를 봐도 에너지 업종으로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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