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고려대·연세대 경영대 100년 전쟁

입력 2015-06-26 19:25

기업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공급하는 경제주체다. 일정한 자본을 투자해 재화·서비스를 생산하고, 이를 판매해 이익를 내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기업은 생산·영리 조직의 특성을 갖는다. 경영학은 그런 기업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운영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경영학은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의 이윤을 올리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한다. 인사관리, 생산관리, 재무, 회계, 마케팅 등은 경영학의 주요 분야다.

경영학의 연구대상이 기업이라면 경제학은 국가가 연구대상이다. 기업이윤의 극대화가 아닌 국민 복지의 향상이 경제학 연구의 목표이다. 1776년 출간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경제학을 체계적이고 독립적인 학문으로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애덤 스미스를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다. 한국엔 1880년대 말께 서구의 경제학이 도입됐다. 경제학은 기업뿐 아니라 가계, 정부의 효율적 경제행위 원리를 분석한다. 경영학이 기업학이라고 한다면 경제학은 사회과학에 해당한다.

학문이든 기업이든 스포츠든 라이벌이 있어야 성장이 빠르다. 그런 점에서 국내 사학의 명문 고려대와 연세대는 학문 발달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두 대학 경영대는 사학의 대표 학과 자리를 놓고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입학시험 성적은 물론 취업률과 최고경영자(CEO) 배출 등 각 부문에서 자존심 건 경쟁이 치열하다. 두 대학 간 우열 가리기도 쉽지 않다. 1905년 문을 연 고려대가 올해 100주년을 맞은 연세대보다 역사가 길다. 고려대 경영대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경영대다. 하지만 졸업생은 연세대 경영대가 1만9797명으로 고려대(1만9315명)보다 조금 많다. 연세대 경영대는 100주년을 맞아 올 8월 준공을 목표로 새로운 경영관을 건립 중이다.

두 대학은 긴 역사만큼이나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두 대학의 인맥이 한국 산업의 ‘핵심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고려대 경영대 출신은 기업 대주주 일가가 많고, 연세대 경영대는 전문경영인이 많다.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연세대 경영대 출신이고,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기아자동차 부회장은 고려대 경영대 출신이다. 두 대학은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 속의 경영대를 추구하며 또 다른 경쟁을 하고 있다. 두 대학뿐만 아니라 경영·경제학 전공자들은 정·재계 등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4, 5면에서 고려대 연세대 두 대학 경영대 출신들의 활약상 등을 상세히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