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반등·저가매력…바닥 다지는 대형 수출주

입력 2015-06-26 19:16
정부 원화약세 유도 정책에 현대차·삼성전자 등 강세
조선·철강株도 실적개선 기대

'환차손 우려' 외국인 매물이 변수


[ 송형석 기자 ]
그동안 강세장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대형 수출주들이 바닥을 다지는 모양새다. 정부가 해외 주식형펀드에 한시적으로 세금을 물리지 않는 것 등을 골자로 한 환율정책(원화 약세 유도)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됐다는 분석이다. 원화의 약세 반전이 수출기업들의 실적과 주가를 견인할 것이란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원화가치 하락에 웃은 자동차주

현대자동차는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27% 오른 13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7일 이후 최고가다. 원화가 약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전날보다 6원90전 오른 1116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정부가 내놓은 환율정책에 대한 기대가 원화가치를 떨어뜨렸다는 해석이다. 현대차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원·엔 환율 상승폭은 1% 안팎에 달했다. 달러 대비 엔화가치는 오른 반면 원화가치는 떨어진 결과다.

그동안 수출기업들은 엔화, 유로화에 비해 비싼 원화 탓에 속括見?해왔다. 지난 1년 동안 원화가치는 엔화에 비해 10.49% 절상됐다. 유로화 대비 원화가치 역시 같은 기간 9.98% 비싸졌다. 일본과 유럽은 공격적으로 돈을 푼 반면, 한국은 이렇다 할 정책이 없었던 탓이다. 환율 지도가 뒤바뀌면서 국내 수출업체들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일본과 유럽 경쟁사들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처진 탓이다. 일부 통화가치가 급락한 신흥국에선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실이 커지는 일까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기업에 불리했던 환율 여건이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외화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이는 다시 원화 약세를 부른다”며 “환율 민감주들의 주가 움직임이 점차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평가 대형주 매수 시점 근접”

이달 초 급락했던 대형주 주가는 지난 16~17일을 저점으로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현대차는 6월 저점에 비해 3.05% 올랐다. 현대중공업(2.67%), 삼성전자(1.91%) 등도 소폭이나마 주가가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대형 수출주의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급락으로 저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라는 호재를 만난 만큼 쉽게 주가가 빠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외국인 수급 측면에선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달러를 환전해 한국 주식을 사는 외국인들은 원화 약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면에 주식을 내다팔기 때문이다. 주가가 올라도 환차손을 감안하면 큰 이익을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879억원어치의 주식을 片킵되杉?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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