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6000억위안 대출 여력 생겨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이 20년간 지속된 상업은행의 예금·대출비율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은행이 기업에 보다 자유롭게 대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실물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2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상무위원회는 지난 24일 ‘상업은행법 개정안 초안’을 심의해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에는 현재 상업은행에 적용하고 있는 예대비율 규제를 철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예대비율 규제란 각 은행이 전체 예금잔액의 일정 비율까지만 대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전체 예금의 75%까지만 대출 가능하도록 규제해왔다. 예대비율 규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선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채택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예대비율 규제를 폐지하는 대신 은행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해 향후 발생 가능한 금융 시스템 위기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상업은행법 개정안을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한국 국회 격)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법 시행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이 그동안 ‘금과옥조’처럼 유지해온 예대비율 규제를 풀기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증권사들의 분석을 인용, 예대비율 규제가 폐지되면 중국 16개 상장은행은 총 6조6000억위안가량의 대출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예대비율 규제 폐지는 시진핑(習近平) 정부 들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금융시장 개혁을 보다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상하이에 있는 투자회사 우콘인베스트먼트의 구웨이용 대표는 “금융시장 개혁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진행될 것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번 예대비율 규제 철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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