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와이즈 운영 모태펀드서 제작비 60% 투자해 성공
아들러 심리학 소개서…100만부 팔리면 50억원대 수익
[ 유재혁 기자 ]
정부가 출자한 콘텐츠펀드가 출판 부문에서 처음으로 대박 사례를 일궜다. 지난해 11월 출간된 뒤 올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에 투자한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옛 CJ창투) 이야기다.
타임와이즈 관계자는 25일 “《미움받을 용기》가 45만권 이상 팔렸다”며 “이런 추세라면 연말께 70만권, 내년에는 100만권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미움받을 용기》가 속한 인문서적의 라이프사이클은 자기계발 도서보다 길기 때문에 100만권 돌파는 무난하다는 것이다.
타임와이즈는 이 책의 초기 제작비(1억~2억원) 중 약 60%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출판사가 부담했다. 100만권을 판매하면 추정 매출 134억원 중 투자사 및 출판사 순이익은 40%(약 5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출판계에서는 보고 있다.
타임와이즈는 자사가 운영하는 200억원 규모의 모태펀드 ‘TW14호 문화콘텐츠투자조합’에서 이 책의 출판자금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영화 ‘국제시장’ ‘암살’, 드라마 ‘일리 있는 사랑’, 게임 ‘몬스터 파티’ 등에 투자했으며 《미움받을 용기》가 최고의 수익률을 낼 전망이다.
오스트리아의 세계적 심리학자인 알프레트 아들러(1870~1937)의 심리학 이론을 소개한 이 책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우리 사회의 정서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책을 출간한 인플루엔셜의 문태준 사장은 “남의 이목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라는 메시지가 독자에게 큰 호소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타임와이즈 관계자도 “과거를 핑계 대지 말고 지금 똑바로 살라는 저자의 주장이 좌표를 잃고 떠도는 청년 실업자들에게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대해 프로이트는 과거에서 원인을 찾았지만 아들러는 “지금 당신의 마음가짐에 따라 미래가 바뀐다”고 주장한다.
철학자와 청년이 5일간 대담하는 내용을 풀어놓은 이 책은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고가 후미다케와 심리학자 기시미 이치로가 함께 글을 써 전달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이번 성공 사례는 영세한 출판계에 모태펀드가 새로운 투자원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높였다. 외부 자금이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문 사장은 “외부 자금이 작은 출판사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콘텐츠펀드가 앞으로 출판계에 더 자주, 많이 눈을 돌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투자금을 받아 제작 단계에서 일러스트 등을 새로 넣는 데 사용하는 한편 홍보 마케팅 비용으로도 쓴 게 흥행의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타임와이즈 측은 앞으로 출판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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