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1㎞ 거리 인접 '이웃사촌'
27년 터줏대감·입주 한 달 신참
장병 사기진작·지역 안착 '공감'
[ 최승욱 기자 ]
“정예 공군전사 양성의 요람인 공군 교육사령부와 자매결연을 맺게 돼 기쁩니다.”(이재영 LH 사장)
“국내 최대 공기업과 교류협력을 통해 장병의 사기를 높이고 지역사회에도 기여하는 기회를 얻게 돼 영광스럽습니다.”(이왕근 공군 교육사령관·중장)
경남 진주를 대표하는 기관이 손을 맞잡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공군 교육사령부는 지난 24일 진주시 금산면 속사리 교육사 본청에서 국방부와 한국경제신문이 추진 중인 1사1병영 결연 협약을 맺었다. LH는 5월 진주혁신도시 신청사에 입주했다. 임직원 1450여명이 이주를 마치고 ‘제2의 LH’를 창립한다는 각오로 생산성 향상과 효율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는 평가다. 진주 시민들은 지난해 90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한 LH가 분당 본사를 팔고 진주 식구가 되면서 1990년대 이후 성장이 정체된 이곳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88년 대전에서 진주로 자리를 옮긴 공군 교육사는 2400여명의 기간장병이 공군사관학교 출신을 제외한 공군 전 장교와 부사관, 병사의 기본군사훈련을 담당한다. 조종과 의무, 법무, 군종을 뺀 모든 분야의 특기교육과 장병 리더십 교육도 맡는다. 연간 6만여명의 장병이 이곳에서 훈련받는다. 입대와 신병 수료식 등에 가족이 찾아오면서 연간 35만여명이 진주를 방문한다. 교육사 주둔으로 인한 경제효과는 연간 2200억원에 달한다.
교육사는 5월 초 장병의 사기 진작과 안보 공감대 확산을 위해 LH에 1사1병영 결연을 하자고 제안했다. LH는 지역사회에 빨리 안착해 ‘신기업문화’를 조성하고 올해를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진다는 차원에서 흔쾌히 받아들였다. 터줏대감인 교육사와 신참내기인 LH는 진주 지역에서 공공성을 갖고 있는 양대 기관이자 이웃사촌이다. 교육사 정문에서 LH 정문까지의 거리는 1㎞가량, 승용차로 3분 거리에 불과하다.
이재영 사장은 이날 교육사에 1000만원 상당의 위문금품을 전달하면서 “연 1회 이상 수해복구와 노후주택 개·보수 등 사회공헌 활동을 공동 추진하면서 지역사회 상생발전에 긴밀히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이왕근 사령관은 “다양한 자원을 갖고 있는 LH와 교육사가 서로의 특기를 살려 협력하면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기관은 서로 이익이 되는 실질적인 교류 프로그램을 개발, 실천하기로 합의했다. 수요 조사를 거쳐 7~8월 교육사에서 LH 가족병영캠프를 열고 모의군사훈련과 안보교육, 항공시설 체험 및 견학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9월에는 LH 사내강사들이 교육사 간부와 가족을 대상으로 부동산 설명회를 열 방침이다.
교육사는 LH의 공식행사에 의장대와 군악대를 지원하고 임직원에게 부대 내 비성공원을 휴일에 개방하며 에어쇼 등 공군이 주관하는 주요 행사에 초청하기로 했다. LH도 어린이날 행사와 음악회 등에 장병을 초대하며 이들이 각종 부대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로 했다.
권기환 교육사 행정부장(대령)은 “LH 임직원과 함께 영구임대 입주민 등 취약계층을 위해 봉사활동에 나서고 물품과 기부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재난이 발생하면 복구활동에도 같이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재욱 LH 사회공헌단장은 “교육사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LH가 하루속히 지역주민들에게 동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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