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청법 합헌
성인이 교복을 입은 음란물, 가상의 아동 이용 등장물 역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것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아청법 제2조 제5호, 제8조 제4항 등에 대한 위헌제청 사건에서 헌법재판관 5(합헌) 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서울북부지법과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해당 조항이 위헌소지가 있다면서 헌재에 위헌심판을 제청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교복을 입은 여성이 성 행위를 하는 음란물을 전시·상영한 혐의로 기소된 자가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영상물을 상영한 게 아닌데도 아청법 규정에 의해 처벌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아청법 제2조 5항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사람·표현물이 성적행위를 하는 영상 등을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로 규정했다.
이러한 음란물을 배포할 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소지할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아청법 해당 조항이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아동이나 청소년이 출연하지 않고 성인이 교복을 입는 방법으로 음란물을 찍더라도 이를 배포할 경우 아동이 출연한 음란영상물에 준해서 처벌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헌재는 “가상의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도 성적 행위의 표현 수위에 따라 법정형을 세분화하지 않고 동일하고 규율하고 있으나, 모두 아동·청소년에 대한 비정상적 성적 충동을 일으켜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 및 비난 가능성 정도에 거의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한철,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나타냈다. 9명의 헌법재판관 중 6명 이상이 위헌의견을 내야 ‘위헌’ 결정이 나는데, 4명에 그쳤다.
이들 재판관들은 “단순히 그림, 만화로 표현된 아동·청소년의 이미지도 모두 해당할 수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처벌되는 행위가 무엇인지 미리 예측할 수 없다”면서 “자의적 법 해석 내지 집행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재판관들은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 및 ‘그밖의 성적 행위’는 의미가 불명확해 처벌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해질 수 있다”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과 과잉형벌을 초래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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