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세 6·25 영웅' 다시 조종간 잡다

입력 2015-06-24 21:19
김두만 前 공군참모총장

공군 첫 100회 출격 주인공
"최첨단 전투기·든든한 후배…통일의 선봉, 큰 역할 해달라"


[ 김대훈 기자 ]
우리 공군 사상 처음으로 100회 출격 기록을 세운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88)이 전투기 조종간을 다시 잡았다. 김 전 총장은 지난 23일 원주 제8전투비행단에서 최초 국산 전투기인 FA-50에 탑승해 후배 조종사와 함께 비행했다고 공군이 24일 밝혔다.

그는 이번 비행을 위해 지난 5월12일 충북 청주 항공우주의료원에서 공간정위(공간 파악 기능) 상실 훈련, 가속도 내성훈련 등을 받았다. 비행에 앞서 진행한 비행임무 브리핑에서는 “평화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며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정예 조종사가 돼 달라”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비행을 마치고 기지로 복귀한 뒤엔 “놀라울 정도로 현대화된 시설과 최첨단 전투기로 영공을 수호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자랑스럽고 든든하다”며 “통일의 순간이 왔을 때 공군이 최선봉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공군 창설의 주역이기도 한 김 전 총장은 6·25전쟁 발발 직후부터 임진강 철교 폭파작전, 한국 공군 단독璲鳧邦? 근접 항공지원작전, 서부전선 후방보급로 차단작전 등에 투입돼 우리 공군 최초로 100회 출격 기록을 세웠다. 김 전 총장은 전쟁 발발 사흘째인 1950년 6월27일 비행기를 한 번도 타 보지 않은 채 지상 훈련만 받고 임진강 철교 폭파작전에 투입됐다. 임무를 마치고 귀환한 뒤 항공기 아래를 살펴보니 바닥이 온통 파편에 뚫려 있었다고 한다. 그는 “풍전등화에 놓인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 걸고 임했다”며 “오직 조국 수호라는 목표 하나로 사력을 다해 적과 싸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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