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떠나간 외국인 돌아오나…그리스·추경에 쏠린 '눈'

입력 2015-06-24 11:14
[ 권민경 기자 ]

그리스 채무 협상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잦아들면서 국내 증시의 관심이 외국인 태도 변화에 쏠리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눈을 돌렸던 외국인이 그리스 협상 타결을 계기로 되돌아 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발(發)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이 한풀 꺾인 상황에서 그리스 긴장까지 풀리고 나면 막혔던 외국인 수급이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 2주간 외국인 매도 1.5조 넘어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매도 규모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들은 지난 5월까지 국내 증시에서 10조원 이상 순매수를 보였지만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자 매도로 돌아섰다.

최근 외국인 매도의 가장 큰 원인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경계감. 실제 채권단과 그리스의 치킨게임 양상이 지속되면서 디폴트를 넘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까지 높아지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투자업계에서는 지난 달 국내 외국인 거래 비중의 57%가 유럽계 자금인만틈 이번 매도세의 상당 부분도 유럽계 자금으로 보고 있다.

하嗤?이번 주 들어 그리스 사태가 불안에서 기대로 방향을 틀자 외국인 매도 압력도 줄어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전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이 그리스가 새로 제출한 협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만큼 오는 25일 열릴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전격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회동한 뒤 "이번 주 그리스와 합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새 협상안에 EU는 환영한다는 뜻을 보였다"며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증시는 급등했고 채권 시장은 급락하는 등 위험 선호 현상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유로화는 그리스 기대감 속에서도 약세를 보이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캐리 트레이드 재개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떠났던 외국인이 돌아온다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지 통화를 조달해 원화 자산에 투자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익 가치를 보여주는 '캐리 트레이드 수익지수'가 원-유로, 원-엔 모두 상승 전환했다"며 "이에 따라 향후 외국인 자금 재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추경 계획…외국인 변화 모멘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소식도 외국인 움직임에 긍정적 모멘텀(동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2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추경을 포함한 적정 수준 경기 린?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결론 내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경 규모가 11조5000억원에서 16조원, 최대 20조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소는 약 22조원의 추경(세입 10조, 세출 12조)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상황에서 추경이 이어질 경우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 심리에도 호재가 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추경은 외국인 매매 패턴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이달 말 추경 편성 시 단발성 이상 효과가 예상돼 외국인 시각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금리 인하와 추경을 통한 적극적 경기부양에 나선 경우 경기 동행지수의 상승 반전과 함께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나타나곤 했다"며 "추경이 가시화되는 국면에서 외국인 매매도 점차 긍정적 모습으로 바뀔 것"이라고 판단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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